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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수록 산책 - 걷다 보면 모레쯤의 나는 괜찮을 테니까
도대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4월
평점 :
품절

나는 어느순간부터 걷는 것을 너무나도 좋아했다.
물론 일이 되어서 너무 피곤하기도 했지만 걷는 것 만큼 좋은게 없었다.
스트레스도 풀리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걷는 것을 사랑하다보니 어떤 때에는 걷지 못하는 때에 오히려 내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디라도 걸어야 했다. 책 제목 그대로 <그럴수록 산책> 이라는 말이 공감이 갔다.
아무 생각도 안하고 싶을 때 혹은 오히려 나 혼자 생각을 하고 싶을 때에는 걸어야 했다.
저자의 이야기도 듣고 싶어졌다. 걸으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산책을 좋아하는지 말이다.
초반의 저자의 글은 산책을 하는 나와 비슷했다.
걷는 것을 좋아했고 도심을 걷다가 문득 조그마한 공원에 도착해도 조용하게 자연을 느낄 수 있다는 걸 나도 알기에 자꾸 공원으로 혹은 조금은 조용한 길로 가는 산책을 좋아한다.
그러다 저자의 재미있는 산책 포인트를 만났다.
나뭇가지가 유독 많이 떨어져 있는 곳의 나무 위를 보면 까치들이 자꾸 뿌러트렸다가 만졌다가를 반복한다고 한다.
참 재밌는 이야기라서 나도 공원에 산책 할 때 조금은 유심히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저자의 시각은 참으로 재미있었다. 나라면 그냥 지나쳤을 아주 심심한 산책길의 섬세한 부분까지 다 보고 있었다.
나무의 이름도 기억해냈고 구석구석에 있는 풀들까지 눈에 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리가 나는 돌의 위치도 알게 되고 또 라일락이 피는 계절을 냄새만으로도 느낀다.
나는 시각으로만 느끼려고 했던 것 같다. 조금은 더 후각과 청각으로도 공원이나 숲 그리고 산책길을 느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문득 생각해보니 최근에는 그래도 모르던 나무의 이름을 알고 싶어서 사진을 찍어 검색을 해서 나무의 이름도 찾아내어 남자친구와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문득 걸으면서 이 나무 이름이 뭘까? 하기에 그러게 뭐지? 하구 그 날은 그냥 지나쳤지만 남자친구에게 꼭 알려주고싶었다.
그래서 혼자 산책을 할 때 검색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 알려주었더니 둘 다 기분좋게 웃어 넘겼다.
아마 이런게 산책의 재미가 아닐까 싶다.
남자친구랑 같이 있을 때 지나쳤지만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검색을 하게 되는 것, 이런 재미가 같이 산책하는 재미도 있고 또 따로 산책하다 문득 생각이 나서 이렇게 꽃나무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도 참 재밌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앞으로는 더 재밌는 산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냥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그 날 산책에서 느끼는 감정들 본 것들을 기록해나가는 것도 꽤나 재밌는 일이 될 것 같다.
저자의 글 중에 꽤나 마지막에 무심히 라는 문장이 있다.
무심히 지나가주는 모든 것에 감사하다고 말이다.
요즘 나에게 그렇다. 무심히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주는 모든 것에 감사하고 오히려 너무 큰 사랑을 더 많이 느끼고 있어서 감사한 맘이 크다.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마음만 더 생기고 만다.
다시 또 지치는 마음이 고개를 들면 그럴수록 산책을 하러 나가야겠다.
지쳐서 가만히 누워만 있지 말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