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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조각 (겨울 한정 스페셜 에디션) - 불완전해서 소중한 것들을 위한 기록, 개정 증보판
하현 지음 / 빌리버튼 / 2018년 10월
평점 :

가을과 겨울이 성큼 다가온 만큼 나는 차가운 날씨와 잘 어울리는 글을 읽고 싶었다.
날씨가 차가워지면 읽고나면 코끝이 시려지는 그런 글을 찾게 되는 것 같다.
우리는 모두가 불완전하다는 것에서 시작되는 책이라서 더 가깝게 느껴졌는 지도 모른다.
당연히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며 그 속에서 우리는 인생을 배워가는 것이다.
<달의 조각>은 그런 우리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글이 담겨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펼치게 된 것 같다.
아주 짧은 글이 나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누군가에게 소속이 되었었고 그리고 계속 그래야만 하는 이 세상 속에서 나는 나이고 싶은 순간이 있다.
일을 하다보면 어딘가에 속하기도 해야 하고 또 일이 아니어도 어딘가에는 속해서 생활을 해야만이 무언가 이루어지는 것만 같은 때가 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다.
나는 나로써 살아야 하는 것이 맞다. 그래야 내가 나를 잘 알 수 있는 기회가 더 자주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그렇다. 나 역시 얕은 관계가 이제는 편해졌다.
깊으면 깊을 수록 내가 더 힘들어지고 생각해야 할 것이 많아지므로 그것 조차도 피곤하게 느껴진다.
글을 통해서 읽어보니 이런 생각은 나만 했던게 아니었구나 하는 이상한 안도감이 생긴다.
몇 년 전에는 나도 일기를 썼었다.
매일을 기록해야 했었고 그것 마저도 하지 않으면 굉장히 힘들 것 같아서 기록하는 일을 하루에서 절대 빼놓으면 안되는 일상이 되어버렸었다.
그 뒤로 조금 바빠지면서 일기를 손에서 놓았고 기록하는 일을 2년 정도 멈추게 된 것 같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자꾸 기록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시 기록을 시작해야 할 것 같았다. 내가 많은 것을 놓치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들었다.
내 감정을 고스란히 담을 공간이 필요하다. 그게 바로 일기고 이 책을 읽고나니 더욱이 남겨야 겠다는 확고한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