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것이 나의 다정입니다 - 숨겨진 나를 발견하기 위한 1년의 기록
하현 지음 / 빌리버튼 / 2018년 4월
평점 :
품절

2년 전 쯤, 나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일기를 썼었다.
우울함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다가 찾았던 방법이었다.
유일하게 내가 솔직해질 수 있는 시간이었고 매일을 시간마다 기록하는 것이 어찌보면 나를 위로해주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내 시간을 잃어버리는 것만 같았고 그 당시 그게 너무 두려워서 그렇게라도 남겨야했다.
그 일기는 2년 반 넘게 이어졌고 그 뒤로는 조금 바빠지던 탓에 일기를 꾸준히 쓸 수 없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다시 일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는데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스스로를 위한 기록에 관한 이야기이다.
첫 페이지를 읽기 시작하면서 저자와 조금은 닮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버렸다.
봤던 영화를 또 보고 다시 보면서 나는 그 속에서 내가 처음에 놓친 부분을 찾는다.
그냥 내 취향인 줄 알았었는데 생각해보니 나에 대해서도 이렇게 꾸준히 들여다봤으면 어땠을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편지에 관한 이야기였다. 나는 내 마음을 진심으로 전하고 싶을 때 나는 편지를 쓴다.
내가 직접 써서 내려간 글씨들이 내 마음을 대변해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인지 가족들에게 아주 가끔 지인들에게 편지를 쓴다.
그게 그 사람에게 소중하지 않게 될 지라도 말이다.
저자도 모아둔 편지를 읽어보고 편지를 쓰고 싶어했다.
비가 촉촉히 내려서 벚꽃잎이 다 떨어진 이 봄에 나도 생각나는 이에게 편지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 편지를 전달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처음 가보는 지하철 역을 여행하듯이 둘러보거나 낯선 것을 동경하면서도 낯설음에 적응하지 못하는 부분도 저자와 굉장히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내 일기를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읽으면 읽을수록 내 일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했다.
다시 일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냥 쓰기보다는 직접 노트에 만년필로 적어보는게 좋을 것 같다.
나와 내가 더 깊은 만남을 위해서 필요한 과정일 것 같아서 올해 봄부터 쓰는 걸로 시작 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