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월스트리트 몽키
데이비드 블레딘 지음, 조동섭 옮김 / 예담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좌충우돌 신입 사원들의 이야기라고 해서 더 관심이 갔다. 나 역시 직장에서 좌충우돌 하고 있으니... 동병상련의 아픔을 나누어 보려고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들, 1분 1초를 다투는 전쟁통 같은 상황에서 키보드를 무기 삼아 비지니스 세계를 누비고 다닌다. 한손엔 커피를 들고 금융계의 인재를 꿈꾸며 치열하게 살아 갈것 같은 그들...
그러나 주인공의 현실은 원숭이들이 바나나 하나를 얻기 위해 사육사의 채찍에 복종해야 하는 것만큼 암울하다.
며칠동안 야근을 하면서 스프레드시트 앞에 코를 박고 앉아있다. 매일 야근중인 그는 여자친구와도 깨지고, 친구들과 술 한잔 할 시간도 없다. 부모님과 친척들은 월가에서 고임금을 받고, 대단한 일을 하는 줄 알고 있지만 그에게 회사는 지긋지긋한 스프레드 시트와 무한 반복되는 야근의 정글 일 뿐이다.
이소설의 인물들은 각기 캐릭터에 맞는 별명으로 불린다. 주인공은 '중얼사마', 같이 일하는 동료들은 '까칠깐죽', '후진영혼', '찌질곰탱'이고 회사 임원 아들인 '밥맛제비', 회장인 '냉혈피쉬', 일은 뒷전인 '무뇌비서' 등...
별명으로 불리는 조연들의 역할도 힘겨운 조직 생활에서의 고군분투기를 더 생생하게 느끼게 해준다. 어느 조직에나 있을 법한 밉상 캐릭터들이 여럿 나온다. 조직 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에피소드들이 이어진다.
그와중에 주인공에게도 사랑이 찾아온다. 같은 건물에서 일하는 에르메스 스카프를 맨 여성과 사랑에 빠진다. 그녀의 별명은 '에르메스'다. 주인공의 반복되는 야근과 바쁜 업무로 위태로운 순간을 맞기도 한다.
결국 주인공은 회사를 나간다. 상사는 상여금을 올려 주겠다며 잡지만 그는 뿌리치고 나온다. 담담하게 회사문을 열고 나오는 주인공.
' 나는 스물여섯 살이고, 아직 썩지 않았으며, 세상은 이제 바뀔것이다.'
회사를 그만두고 바에서 연주를 하는 '후진영혼' , 새로운 회사에서 다시 시작한 '멋진곰탱', 여전히 회사에서 야근 중인 '까칠깐죽', 컨설팅 회사에 취직하고 '에르메스'와 살게된 주인공 '중얼사마'.
회사엔 새로운 원숭이들이 채워지고, 여전히 야근과 지긋지긋한 업무가 반복되며 돌아가고 있다.
'조직의 쓴맛'을 경험한 애송이들... 그렇지만 우리는 이렇게 외친다.
"우린 아직 젊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