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섹 수술한지 한 달이 지났다.
그 한 달 동안 의사가 하지 말라고 한 것이 무엇무엇 있었는데, 그 중 유일하게 지킨 것은 "운동하지 마라"였다. -.- (그리고 가장 많이 어긴 것은 '술먹지 마라'이다.)
더 이상 수술 핑계 대고 운동을 안할 순 없고.. 지난 주 일요일부터 조깅을 다시 시작했다. 뛰던 가락은 사라지고, 어찌나 힘이 들던지.. 그래도 일주일에 세번은 뛰어줘야겠다, 하고 마음을 먹었다.
월요일 하루는 쉬고 화요일에 조깅을 하려고 보니 괜시리 시간이 아까웠다. 조깅하러 가려면 뛰는 시간 뿐만 아니라 뛸 수 있는 트랙까지 왔다갔다 하는 시간까지 합쳐 한 시간은 족히 드는데.. 그 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TV도 봐야지, 에... 또... TV도 봐야지. (올림픽 기간이지 않은가?)
TV 모니터가 앞에 있는 멋진 런닝머신에서 달린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언감생신, 코딱지만한 집에 런닝머신을 들여놓을 수는 없고, TV 모니터 달린 런닝머신이 있는 헬스 클럽에 가기에는 역시 멀고 또 돈이 든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하.지.만... 결국 난 해결책을 찾아냈다.
그냥 방에서 TV를 보며 제자리에서 뛰었다! 운동이 되냐고? 물론 된다. 체중을 가하기 위해 두 손에 아령을 들고 뛰면 된다. 20분 쯤 뛰니까 조깅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온 몸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이렇게 쉽고 간단한 방법이 있었다니.. 전국 헬스클럽을 비롯하여 런닝머신, 워킹머신, 스테퍼 기타 등등의 업계가 긴장할 일이다. 다행히 내 집의 아래는 빈 사무실이라 뛴다고 뭐라고 할 사람도 없다. 아싸~ 이제 TV 도 보면서 운동할 수 있다.
... 라고 생각했다. 이틀이 지난 지금 난 온몸이 쑤셔 가만 앉아 있기도 힘들다. 다리엔 알이 배겨 절뚝 거리고 팔도 허리도.. 흑.
아령을 너무 들고 설친 것이 팔에 무리를 주었고, 딱딱한 바닥을 맨발로 뛰었다는 거, 이게 압력과 충격을 온 몸으로 고스란히 흡수하게 하여 골병 들었다. 에고, 돈 아끼고 시간 아끼려다 큰 코 다친다는 걸 알았다는게 얻은 교훈이라면 교훈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