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대학로에서 연극을 한편 보았다. 제목은 '2004 트랜스 십이야'. 제목에서 살짝 짐작 가능하듯 '트랜스 십이야'는 세익스피어의 희곡 '십이야'의 등장인물의 성(性)을 바꾸어 각색한 연극이다. 세바스찬은 세바스, 올리비아는 올리, 오시노는 오시아가 되어 좌충우돌 한바탕 사랑놀이를 펼친다.

연극은 끝도 없이 유쾌하고 또 유쾌하다. 10여명의 청춘남녀가 엇나간 사랑의 화살표로 인해 얽히고 섥히다가 연극이 끝날 때 쯤이면 세 커플이 탄생해 있다. 배를 잡게 하는 폭소도 수 차례, 중간 중간 춤과 노래가 어우러져 세미 뮤지컬로 보기에도 손색이 없다.

대형 공연과 비교하면 가격도 저렴하고, 소극장 공연이라 배우들의 열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으니 이 정도면 만족한 공연이라 하겠다. 한참 데이트를 시작한 청춘남녀가 본다면 정말 딱일 듯 싶다. 아마 이 연극을 보면 행복의 수위가 위험 수준을 오바하지 않도록 조절을 잘 해야 하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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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14 1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unnyside 2004-06-14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제목은 '트랜드'가 아니라 '2004 트랜스 십이야' 입니다. ^^;

비로그인 2004-06-15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저도 이거 봤어요. 아직까지 공연하고 있다니 인기가 식지 않는 모양이네요. 토끼소녀로 나왔던 여자분이 불렀던 노래가 너무 좋아서 찾아봤던 기억도 나구요. 여장한 남자배우, 한마디할때마다 객석이 뒤집어졌었는데, 새삼 그 때 생각이 나니 즐겁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