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그림자 2004-11-11
아파요 밥을 먹으면서 친구와 다퉜어요. 저는 숟가락질하는 포즈만 취할 수밖에 없었고 그 친구는 울면서 우걱우걱 밥을 먹었어요. 그리고 나와 그 친구를 보는 다른 친구는 어찌할 바를 몰라했고요. 저는요, 남 앞에서 못 울어요. 상처받은 마음을 드러내면서, 서럽다고 아프다고 울고싶은데 눈물이 안 나와요.
얼굴이 시커멓게 붉어져서 우는 친구는 상처 받은 마음을 역력히 드러내고 모진 말을 내뱉었어요. 저는요, 하고 싶은 말 다 하는 니가 부럽다고, 다음에 얘기하자고, 먼저 가겠다고 말하고 밖으로 나왔어요. 나와서 얼마못가 주차장에서 주저앉았어요. 도저히 못 가겠었어요.
도서관에서 일하는지라 지금은 도서관에 와 있는데요, 자꾸 실수만 하네요. 학생들한테 책을 받아 쥐고도 그저 멍하고만 있어요.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이런 제 암울한 모습들로 님도 그런 마음에 살짝이라도 휩싸이실까 염려가 돼요. 그런데도 이런 말이라도 하지 않으면 너무 답답해서요. 마음이 꼭 거지같아요. (미안해요,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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