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르바나 2004-10-30
事緣있는 詩. 먼저 소개합니다. 영원에 당도하고자 하는 자의 꿈 -정 진 규-
바람, 머리칼이 오른쪽으로 오른쪽으로 날리고 있었을 때 왜 나는 자꾸 왼쪽으로 왼쪽으로만 가고 있었을까. 기우는 달빛 때문이었을까. 나무는 나무들은 바람 따라 따라서 가 주고 있 었는데, 세상의 물이란 물들이 흐르는 소릴 들어 보아도 그렇 게 그렇게 가 주고 있었는데 나는 왜 그게 아니 되었을까. 진 실이란 어떤 것일까. 있는대로 있는대로만 따라가 주는 것 일까. 아니라고 아니라고 하는 것일까. 바람 바람이여 그 동 안 나는 꽃을 돌멩이라 하였으며, 한 잔의 뜨거운 차를 바다의 깊이로 바꾸어 놓기도 했다. 믿지 못할 일들이었다는 생각이. 부질없는 일이었다는 생각이 지금와서 어둡게 어둡게 나를 흔 든다. 가슴을 친다. 알 수 없어라. 길 가의 풀잎에게 물어 보 았을 때 그는 바삭거리는 소리만, 바삭거리는 소리만 세상 가 득 채우고 있었다. 그때 그가 왔다. 먼 길을 걸어온 사람, 그 런 모습으로 그는 거기에 있었다. 그의 눈빛은 빛나고 있었다. 그는 그의 가슴 깊이로부터 한 두레박의 물, 물을 길어 내게 건넸다. 나를 씻었다. 한 두레박의 차고 시원한 물, 이것이 바 로 영원이라 하였다. 빛이라 하였다. 늘 차고 넘쳐서 그는 하 루를 하루로 끝낼 수 없다 하였다. 늘 차고 넘쳐서 그는 하 루를 하루로 끝낼 수 없다 하였다. 하루가 모자란다 하였다. 잠들 수 없다 하였다. 영원에 당도하고자 하는 자의 꿈, 그곳 에 이르고자 하는 자의 아픔, 열리지 않은 문, 그가 나의 문 을 열고 당도한 것이라 나는 믿었다. 그는 나의 손을 잡았다. 그의 손은 따뜻했다. 하느님의 체온이 거기 머물고 있었다. 알 수 없어라. 내 가는 곳까지 아무도 바래다 줄 수 없다고 모두 들 말하지만, 어느 누구도 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알 수 없어 라. 그가 내게 당도하였다는 것은, 영원에 당도하고자 하는 자 의 꿈, 그런 꿈의 깊이에 우리는 함께 이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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