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icare 2004-10-01  

안녕에다 빛나는 장식 하나만 더
입술에 빨간 것 바른 날들이 이제 지나갔군요.색깔없는 날짜들이 오래 입어 편안한 외투처럼 반갑습니다. 전국을 강타한 행렬들. 너무 상투적이어서 지겹네요.저는 미덕의 강요가 싫으니까요. 늙으면 저런 축제에는 발을 빼고 어디 좋은 곳으로 내빼야지. 조금 더 따뜻한 곳으로 갈까요.석양이 너무 눈부신 곳으로 갈까요. 검정솔이란 선인장이 조금 커서 이제 가시가 났습니다. 죽은 듯이 검은 색으로 도사리고 있는 엄지손톱만한 저것도 살아서 가시를 밀어올립니다. 멋진 은퇴까지 멋지게 살아요.웃으면서.
당신의 기본형 코트같은 무덤덤한 안녕을 빌며 그 옷깃에다가 빛나는 장식 하나만 더 얹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선인장 2004-10-01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정솔이라는 선인장, 보고 싶네요... 나 대신 내내 안녕하기를 바랄 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