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그림자 2004-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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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따로 내팽겨쳐진 기분이에요. 마음 속에 삭아서 없어지지 않고 남아있는 감정만 믿게 되어요. 그 감정은 타인을 향한 대책없는 애정이나 어쭙잖은 비판도 어쩌면 다 가짜라는 생각에 이르네요. 변변치 않은 성격 탓일까요? 자꾸만 뭔가가 밉더니 이제는 뭔가가 그립네요. 그 뭔가는 제게 결핍되어 있는 거일 수도 있고, 누구나 마땅히 가지고 있는건데 제게는 시답지 않은 거일 수도---. 대체가 알 수 없는 감정이에요.

아참, 선인장 님. 여행 준비는 잘 되시나요? 이미 떠나신 건가요?
 
 
빛 그림자 2004-01-12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자 나와 살고 있어요. 제가 집에 잘 들르지도 않고 방학 중에도 학교 나가는 지라, 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런 이유를 '가정과의 불화' 때문인지 아는 사람도 있더군요. 하지만 제 고향 따듯한 남쪽 나라(?)에 가는 교통편이 너무 불편하고 한 번 가려면 시간이 원체 많이 걸리는지라 자주 못 가는 거지요. 그래서였나봐요. 친한 친구들은 집에 내려가거나 알바한다고 만나기 어렵고(만나려면 얼마든 만날 수 있는데 제가 왠지 소외감을 즐기는 것 같아요.;;) 학교에사람이 많긴 한데, 제가 기피하는 '공부하러 오는 눈 뻘건 사람들'만 보게 되어서요. 그래서 외로웠나봐요. 집에 한 번 다녀와야겠어요. 설 되면 내려가려고 했는데 오래 알고 지내서 편하고 가슴 따스한 사람들과 익숙해서 마냥 좋은 장소에서 힘을 얻고 싶어서요. 선인장 님의 흔적이라도 보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해 조금 서운하네요. (되지도 않는 감정인 거지요?) 선인장 님이 즐거운 생활을 하고 계시길 진심으로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