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하거나, 이따금 책장을 송두리째 들어내고 다시 책을 정리해도 늘 같은 자리에 있는 책들. 그저 개인적인 이유로 지나치게 편애하는 책들. 그저 거기에 있어 내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내 일상을 위로하는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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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주변에서 어슬렁거리는 사람의 책장이라면 김현의 자리는 누구나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그의 책이 더 이상 늘어날 수 없음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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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장에 이 소설이 꽂혀 있는 것이 늘 자랑이었는데, 오늘 보니 까치에서 이 책을 새로 찍은 모양이다. 이 재미 있는 소설을 여러 사람이 읽을 수 있다니 반갑지만, 한 편으로 조금 아쉽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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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나는 이런 소설을 읽고 싶은 거다. 아주 쉽고, 이따금 웃을 수 있고, 이따금 섬찟해지고, 이따금 눈물이 고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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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시의 세계. 관능적이고 슬픈 흙냄새, 강원도의 바람냄새, 이름 모를 들꽃냄새. 특히 어미의 젖무덤에서 나는 달큰한 냄새. 꽤 오랜 시간 그 냄새들에 취해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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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지 않은 종이에 그저 흐릿할 뿐인 흑백사진에서 나는 좀처럼 눈을 뗄 수가 없다. 어떤 명분으로도 어린 내가 느꼈던 전쟁에 대한 공포를 위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저 막연하게 상상했던 전쟁에 대한 공포가 너무나 생생해서, 나는 좀처럼 이 책을 멀리 둘 수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