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에서 나온 만화 시리즈. 1~4. 겨레의 인걸 1~4, 윤승운 그림이 작고 이야기가 많아서 한 권 읽는 데도 지친다. 5. 박떡배와 오성과 한음, 박수동 6. 공룡나라 우리 엄마, 박수동 7. 심술북, 이정문 아직 이것만 안 샀네. 심술통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8~10. 떠돌이 검둥이 1~3, 이향원 11. 꼬마 공룡 티사, 신문수 12. 홍길동과 헤딩박, 박수동 조카들이 엄청나게 좋아한다. 13. 너 콩쥐 맞아?, 신문수 별로야. 콩쥐가 하나도 불쌍하지 않음. 오히려 얄밉다. 도로 팔았어. 14. 암행어사 한심이, 윤승운 전에 나온 『암행어사 출두야』와 같은 만화.
출생부터 시작해서 고민이 많은 일지매. 하지만 수많은 고민에 결론을 내는 건 일지매 스스로가 아니었으니 그건 바로 일지매의 배후였던 그 스님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한편 일지매에게 끊임없이 달라붙던 그 처자는 결국…….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기는 했지만 참 일지매라는 사람에게는 도둑질 잘 하는 것 빼고는 도무지 정이 안 가네요. 피곤하고 무책임하고 마무리도 허전하고. 차라리 다모를 데려다가 확 잡아들이고 싶을 정도. 옛날 옛날 스포츠 신문에 연재한 만화니까 그나마 봐줘서 별 넷 줍니다.
지금까지 읽어본 고우영 만화 중 「삼국지」가 가장 재밌습니다. 아니, 이 만화 하나만 좋던걸요. 원작을 그대로 만화로 옮길 게 아니라면 뭔가 그에 보답할만한 매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 만화에서는 그걸 제갈공명과 장비가 해주죠. 똑똑하고 잘생긴 제갈공명과 쌈 잘하고 귀여운 장비. 이 두 명이 없었더라면 이 만화를 보는 재미가 없었을 겁니다. 하여튼 등장인물의 특징과 성격이 뚜렷해서 정말로 읽을 맛이 납니다. 게다가 요즘 만화와는 달리 글씨도 많아서 읽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덜 서운하더란 사실.
이 만화는 스포츠신문에 연재됐던 걸로 아는데 이 책은 편집된 걸 보면 어린이용으로 나온 것 같네요. 만화의 내용으로 봤을 때 결코 어린이용이 아닌데 어째 이런 일이? 고우영 만화는, 삼국지, 초한지, 십팔사략, 열국지, 임꺽정, 수레바퀴, 서유기. 대충 이 정도 읽어봤는데, 그 중에서 서유기를 가장 바닥에 두겠습니다. 서유기의 참맛도 없고 그렇다고 고우영 만화다운 맛도 없습니다. 그저 그런 신문 연재용 농담 따먹기 만화 같네요. 서유기가 3권으로 끝낸 이야기가 아닌데 만화 연재분이 3권 분량밖에 안 되는 걸 보면 그냥저냥 하다가 연재를 마친 것 같아 보이기도 하고. 하여튼 좋은 점수를 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유명 만화가라 해도 처지는 작품이 있는 법이니까요.
이 만화를 연재할 당시 임꺽정에 대한 자료가 얼마나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실제 역사와는 많이 다릅니다. 하지만 그건 넘어가더라도 정말 황당한 건 결말이죠. 임꺽정은 왜 싸웠는가? 왜 죽었는가? 결국은 또 여자였단 말이냐! 결말이 깬다고나 할까. 허 허 허. 신문에 연재할 때 읽은 사람이라면 추억이라도 되어 좋게 볼 수도 있겠지만. 도무지 감정이입도 안 되고 동정도 안 가고 납득할 수도 없고. 역사 속 임꺽정이 참 안됐다는 생각만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