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길벗어린이 작가앨범 2
황순원 지음, 강요배 그림 / 길벗어린이 / 1997년 11월
평점 :
품절


부잣집 도련님과 가난한 집 여자, 부잣집 아가씨와 가난한 집 남자. 신분, 계층이 다른 남녀의 이야기가 드라마나 영화에 뻔질나게 나오지만 이 소설만한 건 없는 것 같다. 어려서 읽었을 때만큼 설레지가 않는 게 아쉽긴 하지만.


이 소설이 처음 공개됐을 때는 끝부분이 달랐다고. 나중에 작가가 고쳤다고.


전에 기사로 난 걸 저장해 뒀는데, 아래가 원래 소설 끝부분.


“(생략) 그런데 참, 이번 기집애는 어린 것이 여간 잔망스럽지 않드군. 글쎄 죽기 전에 이런 말을 했다지 않어? 제가 죽거든 저 입었던 옷을 꼭 그대로 입혀 묻어달라구…….”
“아마 어린 것이래두 집안 꼴이 안될걸 알구 그랬든가 부지요?”
끄응! 소년이 자리에서 저도 모를 신음 소리를 지르며 돌아 누웠다.
“쟤가 여직 안자나?”
“아니, 벌써 아까 잠들었어요. …얘, 잠꼬대 말구 자라!”


소녀가 가만히 보조개를 떠올리며,
"이게 무슨 물 같니?"
소년은 스웨터 앞자락만 바라다보고 있었다.
"내 생각해 냈다. 그 날 도랑 건늘 때 내가 업힌 일 있지? 그 때 네 등에서 옮은 물이다."
소년은 얼굴이 확 달아오름을 느꼈다.

그런데 참, 이번 기집애는 어린것이 여간 잔망스럽지가 않어. 글쎄 죽기 전에 이런 말을 했다지 않어? 자기가 죽거든 자기 입든 옷을 꼭 그대루 입혀서 묻어 달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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