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빼먹고.
스즈키 1권의 마지막 두 곡은 연습할 때, 이 정도면 보통은 되겠군이라고 할 만큼도 되지 않았다. 연습하면서도 참 맘에 안 들어.
즐거운 농부는 옆줄도 많이 건드리고 슬러로 연결된 스타카토도 깨끗하게 안 됐다. 도대체 뭐가 즐거운 거냐구.
고세크의 가보트도 문제지. 앞부분의 스타카토도 깔끔하지 않고, 꾸밈음도 안 이쁘다. 게다가 16분음표 8개가 슬러로 된 부분은, 처음엔 왼손가락이 빨리 움직이지 않는 게 문제였다. 하지만 이게 좀 되니까 이번에는 16분음표 4개가 슬러로 된 부분이 말썽이다. 얘는 중간에 줄이 바뀐다. 활이 깨끗하게 다음 줄로 이어지질 못하고 뭉개진다.
하여튼 16분음표가 슬러로 이어진 건 잘 하려면,
첫째, 왼손가락 빠르게 움직이기
둘째, 왼손가락 제대로 집기. 급하기 막 집어서 소리가 이상해진다.
셋째, 왼손가락 급하다고 활도 따라가지 않기. 왼손이 버벅대니까 활 긋는 것도 이상해진다. 결국 소리가 꽝.
넷째, 줄 바뀔 때 활 잘 따라가기. 소리가 뭉개진다.
어렵다.
자, 이제 그럼 레슨 내용으로 들어가 볼까?
대개 연습 때는 죽을 쓰다가도 레슨 받는 날, 레슨 받을 때는 그나마 잘 되는 편이었는데 오늘은 아니었다. 되던 것도 안 되고 손가락은 엉뚱한 손가락이 누른다고 설치질 않나 악보를 까먹질 않나.
슈만 「즐거운 농부」
시작할 때 포르테인데, 8분음표부터 세게 들어가라는 지적. 하지만 연습 당시 문제는 8분음표는 세게 되는데 그 다음 슬러 부분은 여리게 되더라는 것. 레슨 때는 그럭저럭 한 것 같다. 슬러로 이어진 스타카토가 제대로 되지 않은 부분을 지적받은 걸 빼면. 물론 나는 연주가 아주 별로였지만.
고세크 「가보트」
역시 내가 듣기에 연주는 별로였으나 선생님이 지적한 건 스타카토 부분에서 활쓰기. 활쓰기를 할 때 앞부분을 세게 해야 하는데 뒷부분을 세게 해서 늘어지는 느낌이라고 한다. 나야 잘 모르지. 하지만 선생님이 직접 시범을 보이니까 대충 어떤 건지 알 것 같다. 그거 생각해서 잘 고쳐서 연습을 해 오라고 했는데 생각하는 것처럼 연습이 되려나?
활쓰기는 잘못 익히면 나중에 고생이라니까.
아, 그리고 내가 활을 너무 빡빡하게 감나 보다. 연습하다 안 되면 더 빡빡하게 감기도 하고 반대로 풀기도 하고 그랬는데. 처음에 비하면 좀 느슨하게 감는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많이 감나 보다. 선생님이 좀 풀더라구. 눈대중으로 어느 정도인지 봐뒀지.
다음주에는 호만 1권이랑 세프치크 활쓰기 1권이랑 스즈키 2권도 연습해 갈 건데, 전혀 흥분이 안 돼. 새 책에 들어가는 건데! 이러면 안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