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에서 나온 『사슴과 사냥개』에 실린 「꽃아! 내 춤을」이 『모래알 고금』에 실린 작품 중 하나란 걸 알고 일부러 이 책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마해송 작품을 정리하다 보니까 이게 다가 아니네요. 「토끼와 돼지」, 「비둘기가 돌아오면」이라는 동화가 또 있고 이 제목으로 나온 동화집도 있는데 사실은 이게 모두 『모래알 고금』의 일부더라구요. 『모래알 고금』은 경향신문에 연재됐는데 그러니까 모래알 고금 1부가 있고, 2부로 연재한 걸 아마 「토끼와 돼지」란 제목으로 책을 낸 것 같고 (2부 중 한 편의 제목이 「토끼와 돼지」입니다), 3부로 연재한 걸 「비둘기가 돌아오면」이란 제목으로 출판한 거죠 (역시 3부 중 한 편의 제목이 「비둘기가 돌아오면」입니다). 연재할 때는 1부, 2부, 3부를 확실하게 구분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모래알 고금 1부가 아닙니다. 2부예요. 그것도 2부 전체가 아니라 다섯 편을 뺐습니다. 여기서 빠진 다섯 편 중 두 편 「꼬부랑 새싹」과 「새어머니」는 창비에서 나온 『사슴과 사냥개』에 실렸습니다. 위에서 말한 「꽃아! 내 춤을」은 아마도 1부의 작품 중 하나인 것 같네요. 아직 1부는 확인을 못해 봤거든요. 구하기가 힘들어서. 하지만 2부에도 없고 3부에도 없으니 1부가 맞겠죠. 지금은 쉽게 구할 수 없는 마해송 작품이 여럿 있습니다. 『앙그리께』도 그렇고 이 동화도 그렇고. 전집이라도 나와서 작품을 다 볼 수 있음 좋겠습니다. 이건 완전히 책 뒤지고 옛날 신문 pdf 파일 찾아서 조각 맞추기를 하네요. 워째거나 그래도 이 책이라도 내줘서 우리교육 출판사, 고맙네요. 기특하기도 하지. 아, 그리고 이 동화가 50년대 말부터 60년대 초까지 쓰였다고 해서 구닥다리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시대가 많이 다르긴 한데 읽어보면 희한하게 지금과도 많이 비슷합니다. 많이 닮았어요. 안타까운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