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과 사냥개 창비아동문고 3
마해송 지음, 김호민 그림 / 창비 / 199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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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화책에 실린 어느 한 편도 현실을 그리지 않은 게 없다.

우리나라 최초의 환상동화 어쩌고 하는 「바위나리와 아기 별」도 알고 보니 반항 동화였다. 10대 시절 연애 사건으로 집에 감금당하다시피 했는데 그때 일을 계기로 쓴 동화라고 한다. 그러니까 여기서 아기 별을 바위나리에게 찾아가지 못하게 막는 하느님은 작가의 아버지였던 것이다. 어려서 이걸 알았으면 실망이 컸을 텐데 다행히도 커서 알게 되어 오히려 재밌다.

마해송 동화는 어려서 읽었을 때는 그 속에 들어 있는, 현실을 반영한 깊은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떡배 단배」도 어려선 그저 재밌기만 했는데, 그래서 여러 번 읽고 또 읽었을 뿐이었는데 커서야 그게 해방 후 남북 상황을 그린 거라는 걸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 읽어도 여전히 「사슴과 사냥개」는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다.

어려서 읽었을 때는 「사슴과 사냥개」가 가장 슬펐는데, 이 동화책을 읽고나서는 「꽃아! 내 춤을」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읽은 지 몇 년이 지났는데도 이 얘기를 생각하면 코끝이 시큰하다.

그나저나 마해송 동화집은 여러 권 구했지만 아직도 구하지 못한 동화가 여러 편이다. 책이 나와야 구하든가 말든가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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