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지구 산하 지식의 숲 4
니콜라 바버 외 지음, 김인숙 옮김, 고현덕 감수 / 산하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원제는 Violent Planet. 난폭한 행성. 좀 의역을 하자면 깡패 지구.

아리스토텔레스 얼굴 동상이 쓸데없이 나올 필요는 없었을 것 같지만 그런 몇 개를 빼고는 사진 자료가 정말 풍부하다. 이 책을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이 사진 자료가 정말 좋구나 하는 거였다.

더구나 자료 자체가 최근의 것까지 꼼꼼하게 들어있다. 2008년 5월 중국 쓰촨성에서 일어난 지진에 대한 내용까지 (비록 사진은 없지만) 들어있다. 책이 나오기 겨우 두어 달 전의 일인데도.

게다가 일단 글씨가 적기 때문에 아이들도 읽는 데 부담이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일곱 살 난 조카도 자연스럽게 책을 읽을 정도다. 물론 거의 사진만 보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진, 화산, 쓰나미, 해일 등이 뭔지 정도는 알고 있으니 아주 모르고 읽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구과학 분야의 문제이긴 한데, 이미 이런 거 다 배운 나조차도 볼 때마다 헷갈리고 어려운 용어가 거슬린다. 화산쇄설물, 화산이류, 섭입, 주향이동단층, 초호. 이런 낱말들은 전체 글자수를 줄인다고 해서 아이들이 (어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어여 지구과학 용어를 보다 알아듣기 쉬운 우리말도 바꿨으면 한다.

그리고 원래 서양에서 나왔으니 당연한 것이겠지만 이런 책을 보면 동양 사람은 거의 만날 피해만 입고, 구조하고 과학 연구를 하는 사람은 거의 서양 사람이다. 특히 사진 자료에서 두드러진다. 이런 게 별일 아닌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어려서부터 이런 책을 자꾸만 보게 되면 알게 모르게, 아 똑똑한 과학자는 서양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 동양 사람은 참 한심하다는 생각, 그런 생각이 저절로 머리속에 박히게 된다.

과학책도 우리 나라에서 스스로 잘, 그리고 많이 만드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그럼 과학자도 우리 나라 사람이 많이 들어갈 테니까.

끝으로 인쇄질은 좋은 편이다. 한두 쪽 조금 칼라가 뿌옇게 인쇄된 데가 보이긴 하지만 그런 쪽도 칼라 글씨가 조금 흐릿할 뿐 사진에선 거의 표가 나지 않는다. 애들을 잘 알아차리지 못할 것 같다. 종이는 두껍고 반들반들한 종이고 편집에도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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