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만리 - 항일중국망명기, 김사량선집 1
김사량 지음, 김재용 편주 / 실천문학사 / 2002년 8월
평점 :
품절


김알렉산드라 평전, 정철훈, 필담, 1996 

노마만리, 김사량, 실천문학사, 2002

이재유 연구, 김경일, 창작과 비평사, 1993

 

책장 구석에 오래전부터 꽂혀있던 이들의 삶을 다시 불러냈다. 소설처럼 읽을 수도 있었지만, 읽는 내내 몹시 힘들었고 물음이 가시지 않았다. 저들은 무엇을 위해 그토록 고통스러운 삶을 이어갔던가. 저들이 살았던 그 시대, 1차 세계대전과 러시아혁명이라는 소용돌이 속 시베리아와 중국혁명의 근거지였던 연안, 그리고 이 땅 경성에서의 삶은 그렇게 지리멸렬한 것이었다. 일제치하에서 사회주의자로 불화살처럼 살아간 저들의 삶을 몇 줄로 줄인다는 건 무망한 짓이다. 또 그래서도 안되고.

 

이들을 제대로 읽기 위해선 독립운동사 내지는 민족해방운동사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다. 줄곳 대여섯 권의 책을 펼쳐놓고 이 책 저 책을 오가며, 때로는 관련 논문도 찾아 읽으며 이들의 삶을 복기했다. 단순한 바이오그래피가 아닌 운동사라는 흐름에서 그들을 읽어내기 위해. 그렇지 않은가, 그 시대 그 사회의 모순구조가 분명히 밝혀진 다음에야 비로소 정확하게 기술될 수 있는 게 운동사요, 그래서 그것은 역사기술에 있어서 최상층 최고의 것에 속하기에.

 

일제의 침략은 한반도에 그치지 않고, 만주침략으로 중일전쟁으로 나아갔고, 급기야 진주만 기습에 이은 태평양전쟁으로 발전했기에 우리 민족의 해방운동은 그토록 처절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남북분단으로 축소되고 왜곡되어 왔던 우리의 민족해방운동사는 이제 좀더 넓은 시각과 관점에서, 보다 주체적 입장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봉건제를 청산하고 근대국민국가 수립의 기초를 확립했지 않은가. 모든 근대는 '식민지 근대'라는 저 명제는 식민지 근대의 패러독스를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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