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역사지리학 강의 민속원 아르케북스 232
한마오리 지음, 탕쿤 외 옮김 / 민속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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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지리학은 방대한 문헌기록은 물론이고 ‘시간과 공간의 융합’이라는 독특한 관점을 가지고 있다. 특정 지역의 명칭변화, 행정구역의 분리 및 통합, 강역의 변동을 추적하는 전통적인 ‘연혁 지리’에서부터 근래 역사문화지리연구 영역을 개척하였다는 평가를 받는 탄치샹의 ‘중국 역사지도집’에 이르기까지.

예전에 ‘중앙유라시아사’의 저자 김호동 교수도 저술과정에서 지도 제작 앱을 사용하여 일일이 옛 지명을 직접 기록하여 역사지도를 만드는 수고가 있었음을 토로한 바 있다. 과거의 지명을 현재 좌표 위에 올려놓고 그것을 공동체의 유산으로 체득하기 위해선 학문적, 사회적 요건들이 필요하다. 역사지도를 만드는 과정은 한 시대의 역사적 이해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사람들이 자신이 살고 있던 공간을 ‘공통의 역사적 공간’으로 인식하는 작업이기에. 따라서 거기엔 적어도 ‘공간의 켜’를 드러내는 층위, 집단기억과 구비전승의 결합,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공간의 시각화 작업 등이 필요하다. ‘공통의 역사적 공간’이라는 화두는 단순한 지식의 문제를 넘어 발 딛고 사는 땅에 어떤 정체성을 부여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위에 언급한 탄치샹의 中國歷史地圖集 역시 새롭게 정의된 ‘중국’ 개념에 입각해 제작되었는데, 중국은 하나의 다민족 국가이며 중국의 역사는 각 민족이 함께 창조한 것이라는 기본 전제 아래, 1840년 아편전쟁 이전 청조의 판도를 역사상 중국의 기본 판도로 확정하고 있다. 즉, 中國歷史地圖集에 다민족으로 구성된 국가, 중국의 다민족이 함께 창조한 역사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신생 국가 중화인민공화국이 새로이 國史를 편찬하는 한편, 그 자신의 역사가 전개되었던 역사적 공간을 지도에 담아낸 것이 ‘中國歷史地圖集’이라고 천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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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恩珍ㆍ柳賢貞, 譚其驤의 中國歷史地圖集 編纂과 中國現代歷史地理學의 誕生, 中國史硏究 103, 2016

설혜심, 지도 만드는 사람, 휴머니스트,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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