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의 기도 - 삼위일체 하나님과 함께하는 신실한 여정
김요한 지음 / 새물결플러스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기도하는 사람' 김요한 목사의 글과 강의를 즐겨 읽고 듣는다. 용서하시라. 크리스천은 아니지만 당신들께선 어떻게 공부하는지 궁금해 손에 잡은 책이다. 많이 공감하며 즐겁게 읽고 있다. 쌓은 공력을 간결하게 펼쳐내며 핵심을 짚고 있어 눈에 쏙쏙 잘 들어온다. 게을러 보잘 것 없는 내 생활을 돌이켜 볼 많은 물음과 공부할 꺼리를 던져주어 감사할 따름이다.


2. "흔히 성경을 가리켜 '계시'라 부른다. 계시란 말의 원 뜻은 '숨겨진 것이 밝히 드러남'이다. 그럼 왜 계시가 필요할까? 한마디로 창조주 하나님과 피조물인 인간과의 무한한 질적 차이 때문이다. 오직 하나님이 먼저 선제적으로 자신을 알려주셔야만, 인간은 그 하나님을 인식할 수 있다. 이것이 계시의 본질이다. 공부란 하늘과 땅을 잇는 작업이다. 신인(God-and-Man)이신 예수께서는 하늘과 땅을 잇는 계시적 존재다. 그는 유일무이한 중보자(Mediator)로서, 자신 안에 있느 신성을 통해 하나님을 대표하며, 또한 자신 안에 있는 인성을 통해 인간을 대표하여 두 세계를 연결한다. 마찬가지로 우리 역시 기도를 통해 하늘과 땅을 잇는 작업에 동참한다. 그러므로 기도란 궁극의 공부, 곧 계시 체험이라 할 수 있다.“

 

"기도의 신학적 뿌리는 삼위일체론에 근거한다. 삼위일체란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께서 동일본질 혹은 같은 존재방식으로 실재하신다는 이야기다. 다마스쿠스의 요한 이후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의 관계는 '페리코레시스(περιχώρησιϛ 회오리, 회전)'라는 용어를 통해 설명되어왔다. 성부, 성자, 성령은 각기 구별되는 위격적 존재인 동시에 서로 간에 페리코레시스적 순환을 통해 상호 침투, 내주, 환대를 행하신다. 그런데 삼위일체 교리는 다름 아닌 기도의 고백 속에서 등장한다. 특별히 우리는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페리코레시스적 삶에 참여하여, 하나님을 사랑하고 인간을 사랑하는 삶을 추구할 수 있다. 따라서 기도야말로 삼위일체적 삶에 참여하는 가장 훌륭한 방정식이다.“

 

"성경에서 믿음의 기능은 믿는 자와 믿음의 대상을 하나로 연합시키는 것이다. 곧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예수님과 연합하여 그분 '안에' 머물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그 결과, 예수 그리스도가 나의 자리에 오셔서 대신 형벌을 받으신 것처럼, 또한 내가 예수 그리스도의 자리에 서서 하나님으로부터 의롭다 함을 받는다. 우리가 기도하는 최종적인 목표는 우리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을 닮아 거룩해지기 위함이다. 그리고 그 거룩해짐의 핵심에는 바로 '사랑'이 있다.“

 

3. 차준희 교수의 추천사가 빈 말이 아니다. "이 책은 기도에 관해 성서학적으로 성경을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조직신학적으로 그 개념을 명료화하고 있으며, 교회사적으로 사례를 훑고 있는 동시에, 실천신학적으로 예증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기도와 관련된 영적 세계와 영적 실체에 대한 신뢰할 만한 학술도서인 동시에 신앙도서이기도 하다."


4. 다시 읽어보니 새삼 마음에 와 닿는 게 있다. 진작에 사도 바울을 읽으며 '믿음'에 대한 의문이 들어 무엇에 대한 믿음이며 무엇을 위한 믿음인가, 몹시 궁금했다. 믿음이란 존재의 근원이자 내 안에 와 계신 하늘에 대한 믿음이며, 그 하늘과 하나 되기 위한 것이란 생각이 든다. 불가의 대승기신론만 하더라도 우리로 하여금 眞如에 대한 믿음을 일으키게 하기 위한 책이며, 이 믿음을 통해 나를 살리고 일체 생명을 살리는 길, 곧 대승의 길로 나아가게 된다는 것일진대 이러한 믿음이란 타고 가야 할 것이라 하겠다. 절집에 가서 면벽하고 참선에 든 스님에게 물어보시라. 궁극의 참 나를 만나기 위한 것이지 않겠는가.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의로움은 곧 하늘이 드러나는 것이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