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과학 저서가 이렇게 열화와 같은 반응을 얻어낼 수 있다는 데 놀라움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과학'이 자신만의 방에 갇혀 있고 일상 생활과 무관하다는 통념이야말로 바로 제가 도전해보고 싶은 점입니다. 우리는 과학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학적 지식을 실험실에 고립된 채 살아가는 성직자 같은 소수만이 향유하는 특권으로 치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사실일 수 없습니다. 과학적 자료들은 삶의 자료 그 자체입니다. 과학인 실제적인 삶의 일부입니다. 과학은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의 내용이자 이유이자 방법입니다. 인간을 둘러싼 환경과 그것을 물리적으로 정신적으로 주조해 준 힘에 대한 이해 없이는 결코 인간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350쪽
"저를 감상주의자로 취급한 대도 상관없습니다만, 저는 자연의 아름다움은 개인이나 사회의 정신적인 성장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적인 어떤 것으로 이 세상의 천연적 특성이 시시각각 대체될 때마다 우리의 정신적인 성장은 그만큼 지연된다고 저는 믿습니다." -410쪽
"꽤 급작스럽게 제 마음 속에서 거대한 변화가 일었어요. 이제 흩어져 있던 퍼즐 조각들이 한꺼번에 착착 맞추어지듯이 모든 게 가능할 것처럼 보여요! 더 이상 제 자신을 괴롭히지 않기로 작정하다니 정말 믿어지지가 않아요. 마치 기도에 대한 응답처럼 느껴져요. 답을 구하는 기도를 따로 드리진 않았지만, 제 삶 자체가 바로 기도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누구라도 뭔가를 이루려면 모름지기 꿈을 원대하게 품어야 한다고, 크게 생각하기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믿어왔습니다. 이제 마치 '그렇게 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던 것처럼' 그 길이 제 앞에 훤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요."-466쪽
"저는 '여성'이 하는 일, '남성'이 하는 일이 따로 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저는 그저 '사람'이 하는 일에 관심을 가질 따름입니다."-664쪽
카슨은 생명체들간의 상호 관련성, 생명체와 환경의 상호 관련성으로서 '자연의 조화'를 이야기했다.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은 카슨의 강력한 언명으로 끝을 맺었다. "우리는 아직도 정복의 관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직껏 우리 자신을 거대하고 엄청난 우주의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한 존재로 여길 만큼 충분히 성숙하지도 못했습니다. 이제 우리 세대는 자연과 손을 맞잡아야 합니다. 인류는 과거에 한 번도 그래 본 적이 없지만, 이제 자연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을 정복하는 성숙한 면모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704쪽
"무엇보다 그 제왕나비들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뭔가 보이지 않는 힘에 이끌린 듯한 그 여유로운 날갯짓을요. 우리는 그들의 몸짓과 생애에 대해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죠. 저들이 다시 돌아올까? 우리는 아닐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삶을 마감하는 여행을 하고 있는 중일 테니까. 하지만 돌이켜보면 우리가 참 행복한 광경을 목격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이야기했을 때 아무런 슬픔도 느끼지 않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어떤 생명체가 삶의 마지막 주기에 이르렀을 때 우리는 그 마지막을 아주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죠. 제왕나비의 마지막은 몇 달 밖엔 안 된다고 알려진 그들의 수명 속에서 어느 정도 추정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스스로의 수명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아마도 마지막에 대한 예측이 좀 다를 수 있을 겁니다. 그렇더라도 결국 발상은 동일하죠. 불가해한 주기가 자연의 추이를 따르다가 명이 다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 결코 불행해 할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요. 이게 바로 오늘 아침 제가 경쾌하게 펄럭이던 작은 생명체에게 배운 점입니다. 저는 그 사실을 깨닫고 아주 깊은 행복감에 젖었습니다. 바라건대 그대도 저와 꼭 같은 심정이길." -7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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