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2006-05-24  

친구야...
난 거짓말을 꽤나 잘하고, 사람들을 많이 경계하지만, 때로는 마음이 한없이 풀어져서 터무니없이 솔직해져 버린다. 스스로를 위해서가 아니라 상대방을 위해 거짓말을 시키는 게 낫다고, 그렇게 생각해 왔거든. 유치하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모습이 사실은 진짜인 경우가 종종 있잖아. 오랫동안 너무 솔직하지 못했고, 다른 사람들의 솔직한 모습을 좋아했지만, 난 그러지 못해 다른 사람들까지 솔직하지 못하게 만들기도 했다. 어쩐지 잘못 살고 있다는 생각, 전부 내 책임은 아니라고 위로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말야...
 
 
돌바람 2006-05-24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못 살았다! 나는 좀 전에야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되었어.
잘못 살고 있다는 생각이 아니고 잘못 살았다고 인정하고 나니
바꿔야 할 것들이 좀 보인다,
요즘엔 그래서 만나는 것들마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입에 달고 있어
티를 내진 않았지만, 나와 같이 살아주는 그에게도,
나를 엄마라고 해주는 아이에게도 그런 마음이 드니
의외로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하네
'내가 사랑한 것들이 모두 폐허다'
얼마나 잔인한 인생이겠니, 저것이 진심으로 고백하는 것이라면
저렇게 살고 싶지 않아.
다만 그것뿐인데, 인정하고 나니 또 모든 게 고마워지네.
편안하길 바래,
여유는 스스로 만들지 않음 찾아지지 않는 것 같으다.
무엇보다 건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