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적 호기심을 지닌 아마추어들이 그날 모닝 포스트지에서 읽을 수 있었던 기사는 다음과 같다.

여러분은 이따금 수평선에서 지는 태양을 지켜본 적이 있습니까? 있을 것입니다! 틀립없이요. 여러분은 수면을 스치는 그 원의 윗부분이 사라지는 순간까지 태양을 계속 지켜본 적이 있을 법한 일입니다. 하지만 바다 안개가 사라진 하늘이 완벽하게 맑을 때 그 빛나는 천체가 마지막 광선을 던지는 바로 그 순간에 나타나는 현상을 여러분은 눈여겨 본 적이 있습니까?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그것을 처음으로 지켜볼 기회가그런 기회는 아주 드물게 있을 것입니다생긴다면, 그것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듯 망막을 자극하는 붉은 광선이 아닌 녹색광선일 것이며 그야말로 경이로운 녹색, 어떤 화가도 팔레트에서 찾아낼 수 없는 녹색, 자연이 식물의 아주 다양한 색채는 물론, 가장 투명한 바다의 색에서도 결코 재현해내지 못한 색조의 녹색 광선일 것입니다! 만일 천국에 녹색이 있다면 그것은 소망을 상징하는 진짜 녹색인 바로 그 녹색 말고는 다른 아무것도 아닐 것입니다!

캠벨 양이 홀에 들어서면서 손에 들고 있던 모닝 포스트지에 실린 기사는 그와 같았다. 짧은 기사에 불과했지만 그것을 본 그녀는 열광했다. 그래서 흥분한 목소리로 삼촌들에게, 녹색 광선의 아름다움을 서정적인 형식으로 노래한, 앞서 인용한 몇몇 구절들을 읽은 것이다.

하지만 캠벨 양이 삼촌들에게 말하지 않은 것이 있었는데, 바로 그 녹색 광선이 오래된 전설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전설의 내밀한 의미까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 전설이란 하일랜드 지방에서 유래된 많은 전설 중에서도 불가사의한 것으로 내용은 이러했다. 전설에 따르면, 녹색 광선은 그것을 본 사람들로 하여금 사랑의 감정 속에서 더 이상 속지 않게 해주는 효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그 광선이 나타나면 헛된 기대와 거짓말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 그리고 운 좋게도 일단 그것을 발견한 사람은 자신의 마음은 물론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정확하게 읽을 수 있게 된다.

하일랜드의 스코틀랜드 아가씨가 모닝 포스트지의 기사를 읽자마자 상상력으로 되살린 시적 맹신을 너그럽게 보아주기를.“

쥘 베른, 3.모닝 포스트지의 기사, 녹색 광선(딴짓의 세상, 2014)

 

*에릭 로메르의 동명의 영화로 먼저 봤으나, 내겐 올해 만난 가장 아름다운 표지와 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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