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는 것.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다른 세상의 아이들, 보이지 않는 아이들을 ‘보는 것’이다.”
-구정은, <값싸게 쓰이다 버려지는 노동> 중, 《사라진, 버려진, 남겨진》(후마니타스, 2018)
연말이면 본 책들을 다시 보거나 사놓고 보지 못한 책들을 건드리게 되는데 이 책은 올해 만난 내 책. 내가 좋아하는 책은 인용할 수 없는 책. 책 하나에서 끝나지 않고 도대체 이 사람은 무슨 책을 옆에 두었을까 궁금한 책. 책의 내용은 생각날 때마다 꺼내보고 싶고, 참고목록은 내가 읽어온 것들과 겹치지만 빵과 벽돌,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죽다, 인간 없는 세상, 새로운 생명의 역사, 위기와 분쟁의 아틀라스 등 읽어봐야지 다짐하게 하는 책. 책에 오탈자가 하나도 안 보이고 참고문헌과 찾아보기, 사진자료까지 책의 형식에 충실한 책. 그러니까 책! 구정은 (Ttalgi Koo) 언니, 내가 편집자라면, 번역자라면 이 책을 번역해 해외로 내보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