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은 주로 자신이 머무르는 거처나 집의 이름을 자나 호 대신 사용하거나, 아니면 자신의 출신 지역을 이름으로 사용하곤 했다. 앞의 것을 당호堂號라 하고 뒤의 것을 택호宅號라 한다. 율곡 이이의 어머니 신사임당申師任堂도 당호를 사용한 이름이다. 사임당의 본명은 인선인데 대외적으로 알려진 이름은 사임당이라는 거처하던 집의 이름이었다. 허균이 누이 허난설헌許蘭雪軒도 본명은 초희이지만 자신이 머물던 작은 집의 이름인 난설헌으로 더 유명해지게 되었다. 이는 궁중의 여인들에게도 마찬가지여서 정조의 어머니이자 사도세자의 빈궁도 자신이 거처하던 궁의 이름을 따 혜경궁 홍씨로 알려져 있다.”

-김대현, 당신의 징표(북멘토, 2018)

 

*읽다가 무릎을 친 부분이다. 조선 시대에 문장으로 이름을 날린 여성들은 스스로 경제활동을 하는 기생이거나 자기만의 방을 가진 여성들이었다는 점을 연결하는 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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