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1, 2, 최상일(돌베개, 2002)

아침에 라디오에서 브람스의 자장가가 나오는데, 밥 먹다 말고 아이가 한 말씀 하신다. 왜 요즘에는 엄마가 자장가를 안 불러줘. 자장가만 그렇겠니, 그러고 보니 글자를 읽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마음대로 지어대던 잠자리 이야기도 뚝 그쳤구나. 아마 이 책을 구했던 이유가 아이를 업고 동네를 돌며 자연스럽게 흥얼대던 자장가들이 신기했던 때였지 싶다. 내 안에 이렇게 많은 자장가가 있었나, 잠투정하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흥얼대면서도 그 자연스러움이 참 좋았었다. 최상일 선생은 1989년부터 <한국민요대전>을 진행하며 사라져가는 구전민요를 기록했는데 그 기록물이 이 책이다. 참 멋진 작업이고 멋진 책이고 멋진 사람이다. 두 장짜리 시디도 선물로 주는데 듣고 있으면 마음이 선해진다. 선하다가 턱턱하다가 울컥 하다가 퍽 웃게 되는 대목까지 희비희비고락을 만나게 된다. 민요 가락이나 가사뿐 아니라 어디서 이렇게 많은 목소리의 교향악을 들을 수 있을까 싶다.

 

32. 신화 전사를 만들다/신화 이야기를 창조하다, 김용호(휴머니스트, 2009) 

신화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 꼭 한번 해보고 싶었던 분류표를 선생이 먼저 해주었다. 나는 따라 읽으며 첨삭하고 보충하면 되겠다. 비슷한 것이 비슷한 것을 낳는 신화의 세계는 기원이나 해석보다 이야기, 구성, 인물들로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다. 흠이라면 분류는 좋았으나 기대했던 것보다 내용이 좀 빈약하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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