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우리 신화의 수수께끼, 조현설(한겨레출판, 2006)  

다시 읽어도 재미있네. 궁금했던 것들이 풀리는 것이 아니라 더 궁금해지는 책이다. 내가 궁금했던 것들이 많은 부분 겹친다. 서천꽃밭이나 꽃감관, 하늘줄인 노각성자부줄, 처음으로 이런 인물도 있구나 무릎을 치게 했던 자청비, 거대한 거시기 편을 읽을 땐 신라가 궁금했었는데 심작가도 이런 데서 힌트를 얻었겠다는 생각. 신화의 열쇠를 '우리' 안에서 찾기보다는 비슷한 신화소와 열결하는 것은 좋은데 대부분 북쪽 지역에 한정하고 있다. 아래로는 일본신화가 있고 더 넓게 몽골리안 루투를 따라가다보면 북해와 아메리카까지도 훑을 수 있지 않을까. 선생은 간단하게 언급하면서 배제하고 있지만 '남방문화설'에 대한 접근도 생각해볼 만한 문제이다. 물론 어디서 기원했는가보다는 같은 벼농사 지역이나 해양문화권에 대한 다양한 신화들을 알고 싶다. 우리의 경우 바닷길에 대한 기록이 별로 없으니 해양문화와의 접촉을 설득할 수는 없지만 기원이나 영향과 같은 문제를 접어놓고 본다면 언어나 생활 등에서 나타나는 고고학적 주장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그간 접할 수 없었던 주장들이라 좀더 새롭게 보이는 것일 수도 있지만 신화는 망망한 바다에서도 나무를 키우던 시대의 과학이 아닌가. 아쉽게 재밌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