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해경山海經, 정재서 역주(민음사, 1985)
활판인쇄의 산해경은 훔친 책이다. 지금은 망하고 없는 출판사의 사장 자리에 있던 몇 권의 책 중 하나인데, 그때 훔친 책들은 저 위의 누가 나를 보나봐,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등이 있다. 훔친 산해경 말고 활판인쇄를 그대로 마스터로 떠놓은 듯한 증보판도 있다. 산해경을 무턱대고 집어든 것은 아마 오정희의 단편에 나오는 맥(한자가 없네) 때문이다. 근심, 걱정을 먹는다는 동물이다. 맥의 등장으로 오정희의 '동경'은 거울놀이와는 다른 만화경의 세상을 얻었다고 보았다. 산해경에 나오는 동물들을 하나씩 그려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