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공지영, 의자놀이-공지영의 첫 르포르타주 쌍용자동차 이야기(휴머니스트, 2012)

올해 초 길 위에서 싸운 지 7년 만에 회사로 복귀한다는 고마운 문자를 받았다. 감동적이었다. 그분이 얼마나 회사로 들어가고 싶어했는지, 자동차를 만들고 싶어했는지, 다시 시작하고 싶어했는지, 그동안 자신을 지켜주었던 주변 사람 하나하나에게 문자를 돌리는 모습을 통해 알 수 있었다. 2012년 출간된 '의자놀이'는 우리가 지켜주고 싶었던, 더이상 해고자가 죽음으로 몰려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에 의해 쓰여졌다. 나는 '의자놀이'라는 명명이 이 시대 비정규직 노동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여겼다. 책을 폈을 때 처음부터 7분간의 살려달라는 절박한 절규가 나왔다. 그것은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의 상황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1년 사이 고아가 되어버린 아이들의 사연은 나 또한 모든 걸 버리고 그곳으로 달려가고 싶을 정도로 끌어당겼던 사건이 아니었던가. 작가는 그런 순간들, 그러니까 작가인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함께 느꼈을 그 순간들을 찬찬히 기술하며 이입하도록 이끌고 있었다. 역시 공지영 작가의 글은 어렵지 않게 빨려드는 힘이 있구나. 괜히 공지영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은 작가의 진심을 공격하지만, 나는 이 책에서 끊임없이 '나라면 어땠을까'를 고민하는 작가의 질문들을 보았다. (책과 관련된 문제들을 보았지만 무엇이 맞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직접 들은 말이 없기도 하고. 좀더 솔직했으면 좋겠다는 바람 정도만 적자.) 그러나 자신의 진심이 공격당할 때 나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드는 걸 보면, 무언가 쓴다는 건 여전히 힘든 싸움이라는 것만 간신히 알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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