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박점규, 노동여지도-두 발과 땀으로 써내려간 21세기 대한민국 노동의 풍경(알마, 2015, 4)

투쟁하는 사람들 속에서 그들이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려는 박점규의 시선은 귄터 발라프의 시선과 닿아 있다. 그래서 나는 그를 믿게 된다. 물론 투쟁을 전투의 양상으로 기술하려는 그의 긴박함이 너무 쉽게 적과 아를 구분하는 이분법이어서 불편하기도 하지만 그런 불편함 정도는 내것으로 흡수하고 싶은 것이다. 이 책은 지난해 스타케미컬에 다녀온 후 바로 구입해 보았는데, 말 그대로 21세기 대한민국의 노동여지도이다. 투쟁장은 이제 전투장이 아니라 너무 흔한 풍경이 되어버렸다는 인식이 나와 닿았다. 이 풍경을 바꾸고 있는 것도 투쟁이라는 비극적인 낙관의 세계가 내가 그의 글을 신뢰하는 이유다. 도시와 노동의 현장을 함께 보여주는 것도 좋았다. 글은 조금 느슨해지고 편집을 위해 이전의 글을 다듬어 엮은 듯 보이지만, 내 사고가 서울에 한정되어 있는 데 반해 그의 활동 범위는 현재 대한민국과 대한민국의 노동현장을 뛰어다니고 있어 그 분투가 자극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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