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고 화제작 드디어 출간!

강철의 연금술사 1
아라카와 히로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4월

무릇 자신을 '동인'이라고 칭하는 사람들의 집단에는 유행이란 것이 있다. 한때는 건담W이 시대의 대세였고, 또 언젠가는 점프(쇼넨 점프)계 만화들이 소년소녀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더랬다. 지금은? 최근이라면 단연 <강철의 연금술사(하가렌노렌킨쥬쯔시)>이다. 주로 환타지 만화들이 연재되던 스퀘어에닉스의 월간 만화잡지 '강강'에 연재가 시작된 것은 몇 년 전의 일로 알고 있는데, 작년 10월 '건담 SEED'의 후속 애니로 방영되기 시작하면서 그야말로 일본도 한국도 공히 '하가렌'의 열풍에 휩쓸렸다 해도 과언은 아닐 듯. 그 덕일까, 2003년 쇼각칸 만화대상을 받기도 하는 등 현재 '하가렌'의 인기는 승승장구 중이다.

에드워드 엘릭(통칭 에드)은 15세의 소년 연금술사. 이미 2년 전 '강철의 연금술사'라는 칭호와 함께 국가연금술사 자격을 획득한 그에겐 숨겨진 비밀이 있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동생인 알폰스(통칭 알)와 함께 연금술로 되살리려다, 연금술 최고의 금기를 탐한 댓가로 에드는 한쪽 팔과 동생 알을 잃는다. 자신의 다리와 맞바꿔 간신히 알의 영혼만을 갑옷에 정착시키는 데 성공한 에드는 갑옷의 형태로만 존재해버리게 된 동생과 함께 온전한 인간으로 돌아가려는 긴 여정을 떠나게 된다...라는 게 대강의 스토리 라인. 사실 처음에 제목과 스토리라인만 듣고는 '토우메 케이'풍의 음울한 만화가 아닐까 했다. 그러나, 막상 페이지를 열어보니 절대 아니더라는... '어제의 적은 오늘의 친구'라는 점프계 만화의 패턴을 벗어난 구성과 '연금술'이라는 매혹적인 학문을 뒤섞은 이 작품은 한 권 한 권 진행될 때마다 새로운 전개로 독자들을 놓아주지 않는다. 엘릭 형제 외에도 여성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로이 머스탱, 마니악한 인기 캐릭터 암스트롱 소위 등의  '군부'가 엮어내는 얘기들도 쏠쏠하게 재미있다.

액션과 개그, 그리고 '생명'과 '금기' '죄' 등의 무게있는 테마를 잘 버무린 이 작품이 지금까지의 소년만화와 구별되는 것은, 주인공 엘릭 형제가 짊어지고 있는 '죄'의 무게일 것이다. 연금술에서의 원칙인 '등가교환'. 이를 벗어난 영역을 탐했던 두 소년은 다른 소년만화의 주인공과는 확실히 다르다. 자신의 존재 자체에 죄책감을 느끼고, 결정적 순간에 약해지는 꽤 나이다운 이 주인공들은 그래서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고 있는 게 아닐런지.

사실 이미 해적판의 양대 출판사인 '아마 코믹스'와 '하이북스'판으로 읽을만한 사람은 다 읽었다는 <강철의 연금술사>의 정식판 발매는 출간 전부터 여러 출판사들이 판권을 놓고 경쟁을 벌여왔다는 등의 이야기로 화제가 되어왔다. 뭐, 사실 예상한대로 현재 강강 연재작을 다량 보유하고 있는 학산에게로 돌아갔지만. 이번 주 안으로 6권까지가 한꺼번에 나올 예정이며, 초판에는 특별부록인 캘린더가 추가된다. 3월에 출간된 7권 역시 5월 중으론 국내에 소개된다고.

(훗, 쓰고 보니 리뷰가 아니라 책 소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