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학대 혐의로 재판에 회부되어 있는 마이클 잭슨은 테레비젼 광고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자기를 믿어달라’고 호소한다.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딸에 대한 인공급식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Terri Schiavo 의 부모는 언론과 방송의 인터뷰를 통해 일반 사람들에게 호소한다. 왜 이들은 그 재판과 판결에 직접적인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재판관이나 판사, 정치가들 대신에 자신의 팬들에게, 일반인들에게 언론과 방송에 호소하는 것일까.
자신의 결백을, 혹은 자신의 억울함을, 자신의 올바름을 소위 대중 여론에 호소하는 것은 그 대중 여론이라는 것이 실제적으로 그러한 사회적 논란에 대한 사회적 판결의 실질적 힘을 가지고 있는 곳에서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바로 대중들의 여론과 다수의 의견들이 사회적 판결의 권한을 가지고 있는 나라다. 이는 어디에서보다 미국의 재판제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몇몇의 전문가들대신 미국에선 소위 사회 곳곳에서 자신의 직업과 역할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일반시민들로 부터 선출된 ‚배심원’이 다수결을 통해 재판의 최총판결을 내린다. 이들의 판결은 소위 이 사회의 ‚건전한 이성’을 대변하는 Common Sense로써 논란이 되고있는 사안에 대한 이 사회 공동체의 일반적 입장을 드러내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사회 대다수의 일반 구성원들에 의해 옳다고 혹은 그르다고 수용되는 것이 곧 사회적 진리이며, 그에 의거해 사회의 사안들이 결정되어야 한다는 공리주의적 입장이 전제되어 있는 것이다. 그 사회 대대수의 견해가 혹시 이데올로기적 혹은 대중적 조작의 결과는 아닌지, 그들이 객관적이고 윤리적인 판단기준보다는 집단적 이해나 감정에 의거해 행동하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라는 질문들은 여기서는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Common Sense“에 대한 믿음에선 ‚여기, 지금’의 실천적인 삶의 맥락과는 동떨어져있는 객관적이고 초월적인 진리에 대한 추구는 관념적 낭비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