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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판매기로 다시 태어난 나는 미궁을 방랑한다 1 - S Novel+
히루쿠마 지음, 카토 이츠와 그림, 구자용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1월
평점 :
품절
일본 라이트 노벨과 만화 등의 작품에서는 '이세계 전생물'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 정말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이세계 전생물 작품이 나왔다. 이세계를 배경으로 함으로써 현실에서 불가능한 판타지 요소를 쉽게 끌어올 수 있고, '하렘'이라는 요소를 쉽게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누구나 현대 일본(우리로 말하면 한국)을 벗어나 자유로운 판타지 세계에 들어가는 것을 상상해볼 때가 있다. 내가 정의를 지키는 정의의 사도가 아니라 여자를 범하고 다니는 빌어먹을 녀석이라도 거기에 분명한 뜻이 있으면 우리는 마음일 싣는 법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어떤가?
하지만 이세계 전생물 장르가 너무 흔해지면서 사람들은 딜레마에 빠지기 시작했는데, 거기서 새로운 시도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치트 능력을 가진 주인공으로 전생하는 게 아니라 이세계 소환에 휘말렸을 뿐인 주인공이나 애초에 사람이나 생물, 혹은 몬스터조차 아닌 물건으로 전생하는 것이다.
이번에 읽은 <자동판매기로 다시 태어난 나는 미궁을 방랑한다>는 주인공이 '자동판매기'로 이세계에 전생한 이야기다. 언뜻 '주인공이 자동판매기면 히로인이랑 이챠이챠하지도 못하고, 이동도 못할 텐데 어떻게 이야기를 그리는 거지?'라는 의문을 품게 되어 작품을 읽는 데에 망설임을 가질 수도 있다.
나 또한 그랬다. 하지만 '자동판매기'라는 설정 자체가 재미있을 것 같아 <자동판매기로 다시 태어난 나는 미궁을 방랑한다>를 읽었는데, 이 작품은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주인공이 자동판매기라서 할 수 있는 일이 한정되어 있지만, 자동판매기의 기능을 잘 이용해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더욱이 주인공에게는 항상 그를 보살피는 미소녀 거유 히로인까지 생겨 다른 이세계 주인공 부럽지 않은 생활을 했다. 자동판매기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때마다 포인트가 증가해 새로운 기능이 더해지는 주인공. 그렇게 진화하는 자동판매기와 주변 사람의 이야기가 무척 재미있다.
그동안 평범한 이세계 전생물에 질렀지만, 주인공이 자동판매기 같은 물건이 된 작품에 손을 대는 일이 망설여지는 사람에게 나는 과감히 <자동판매기로 다시 태어난 나는 미궁을 방랑한다>를 추천하고 싶다. 분명히 매너리즘에 빠져버린 이세계 작품의 재미에 신선한 활력을 더해주리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