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덕후 생활백서 : 삶을 바꾸는 생산적 덕질에 대한 단상
노지현 / 비센샤프트 / 2017년 7월
평점 :
판매중지



 블로그를 운영하고 벌써 7년이라는 시간이 넘어가고 있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동안 내 인생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사람과 만나기를 꺼리던 나는 사람과 조금씩 만나게 되었고, 그동안 홀로 간직하고 있던 아픈 이야기를 블로그에 털어놓으면서 많은 사람과 공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내가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묻는다. 우리가 사는 삶에서 질문은 좀처럼 끊어지지 않는다. 당연하게 주어지는 모든 것에 의문을 가지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나'로 삶을 살기 위한 가장 필수적인 조건이 아닐까?


 <덕후 생활 백서>는 그동안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에 연재한 사는 이야기를 편집하여 집필한 책이다. 글 재능이 아주 뛰어나지 않은 데다가 자전적 에세이라 지나치게 개인적인 면도 있다. 나는 사람과 공감하기 위한 책인 동시에 내가 살아온 삶을 함께 나누기 위한 책을 쓰고 싶었다.


 과연 이 책이 대중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가게 될지 궁금하다. 아니, 애초에 대중과 만날 수는 있을까?


 책이 발매되면서 담당 편집자가 리디북스를 통해서 몇 권 정도는 무료로 줄 수 있다고 하자 나는 아는 후배와 교수님 몇 분께 선물로 책을 보내드렸다. 역시 교수님은 아직 전자책을 읽는 법에 익숙하지 않으신지 다운을 받지 않으셨고, 후배 두 명은 책을 읽거나 읽은 후 짧은 감상을 들려줬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후배 한 명은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후기를 남겨주기도 했는데, 그 글을 읽으면서 그 후배 또한 말하지 못한 많은 사연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역시 사람은 저마다 삶 속에서 아픔이 있기 마련이고, 모두 행복해지기 위해서 노력하기 마련이라는 걸 다시금 느꼈다.


 다른 후배가 말하기를 <덕후 생활 백서> 처음 부분은 너무 어둡다고 말한다. 챕터 1인 '더 나은 삶을 고민하다'에서 내가 그동안 살아오면서 한 고민은 확실히 어두웠다. 솔직히 행복해지고 싶다고 말해도 우리는 뭘 어떻게 해야 행복한지 잘 모른다. 그냥 돈 잘 벌고, 좋은 여자만 만나면 되는 걸까?


 우리가 그저 당연하게 생각하는 성공을 좇는 행복에 대해 나는 나 자신만의 답을 찾고자 했다. 그래서 ,덕후 생활 백서>는 척 보기에도 어두운 사고 방식을 가진 나의 생각이 그대로 담겨 있다. 그래도 마지막에 이르러 오늘을 살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을 선택하는 결말로 끝맺었다.


 제목은 <덕후 생활 백서>이지만 오타쿠로서 삶보다 그동안 내가 사랑한 책과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어떻게 내 삶의 영향을 줬고, 나는 책과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통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이야기한 책이다. 어쩌면 그래서 '덕후'라는 이름은 더 나와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부디 이 책이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지 못하더라도 나와 모르는 어떤 낯선 이의 눈이 잠시 머무를 수 있는, 이런 사람도 있으니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작게 주먹을 쥘 수 있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음에는 더 좋은 이야기로 글을 쓸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나는 오늘도 그렇게 살고 있다.


<비정상회담>에서 깜짝 출연한 알랭 드 보통은 이렇게 말한다.

"최근 성공이라는 단어는 굉장히 안 좋게 정의되어버렸다. 우리가 성공한 사람을 말할 때는 항상 부자와 유명한 사람, 사회적으로 높은 사람을 떠올린다. 하지만 성공은 높은 지위만 뜻하지 않는다. 성공은 자신이 뭔가를 잘하고 있다는 뜻이다. 평화롭게 있는 것, 구름을 보는 것만으로도 성공이다.

우리는 모두 살면서 한 영역에서 성공하더라도 다른 영역에서도 성공할 수는 없다. 모든 영역에서 성공할 수는 없다. 무엇에 성공하고자 하는지를 현명하게 선택하는 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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