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답부터 보는 꼼수 공부법
사토 야마토 지음, 엄선옥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2월
평점 :
품절
공부를 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새벽 1시까지 꾸준히 길게 공부를 하는 것? 많은 사교육비를 사용하며 스타 강사의 강의를 듣는 것? 학교 교과서 수업에 충실히 하는 것?
아마 공부 잘하는 방법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이런저런 방법이 다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단순히 공부를 잘하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무엇을 위해서, 왜 공부를 하는가?'이라는 질문에 답을 알아야 한다.
그냥 무턱대고 공부하지 말고, 원대한 꿈을 품자는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다. 좀 더 현실적으로 보자는 거다. 우리가 이렇게 공부를 하는 이유는 오직 하나다. 좋은 수능 점수로 좋은 대학교에 가고, 좋은 점수로 자격증을 따고, 좋은 점수로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는 것.
그렇다. 우리는 원대한 꿈을 좇는 것도, 세상에 둘도 없는 가치를 좇는 것도 아니다. 단지, 사람들이 말하는 커트라인을 넘어서 '합격'이라는 두 글자가 적힌 증명서를 받기 위해서 공부를 한다. 쓸데없이 겉포장을 화려하게 할 필요가 없다. 단지 그 이유밖에 없다.
<정답부터 보는 꼼수 공부법>은 우리가 합격을 위해서 필요한 공부 방식을 말하는 책이다. 저자가 말하는 공부 방식은 그동안 문제를 이해하고, 풀이를 통해서 익히는 과정과 전혀 달랐다. 저자는 답을 먼저 보고, 그 다음에 문제를 보는 방식으로 정답을 외우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정답을 외우는 것. 얼핏 들으면 멍청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우리가 토익 시험이나 자격증 시험에서 고득점을 받게 해주는 강의들을 보면 대체로 '유형 분석을 통한 정답을 빨리 찍는 법'이다. 즉, 우리가 합격할 필요가 있는 시험은 모두 정답을 외우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책을 읽는 동안 저자가 말하는 방식은 대단히 놀라웠다. 그의 공부 방식에 반감이 들기도 했지만, 고개를 끄덕이는 일이 더 많았다. 합격에는 자존심 따윈 필요 없다. 어떻게 해서라도 더 빨리 정답을 찍을 수 있으면 된다. 만점도 필요 없다. 커트라인만 넘으면 되는 거다.
정답부터 암기하는 꼼수 공부법을 활용하면 문제와 답을 이해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해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합격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이해하든 이해하지 못 하든 합격만 하면 된다.
물론 이해만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제대로 이해하려면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 그저 이해하는 순서만 뒤바꾸면 된다. 꼼수 공부법의 최대 이점은 처음부터 억지로 이해하지 않아도 계속 공부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학원과 학교 수업도 필요 없다. 수업에서는 문제 푸는 법은 가르쳐주어도 정답부터 먼저 알려주지 않는다. 그러나 암기는 누구나 독학으로 할 수 있다. (본문 31)
우리가 사회에서 기본적으로 요구받는 스펙에 해당하는 토익 시험과 자격증은 모두 얼마나 잘 암기를 했는지 테스트하는 것이다.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잘 응용할 수 있는지 테스트하지 않는다. 그래서 문제 유형을 분석하고 암기하고, 정답을 찍는 학원 강의가 인기가 많다.
<정답부터 보는 꼼수 공부법>은 사설 학원에 가지 않고도, 스스로 문제 유형과 정답을 익히는 방법을 설명한다. 저자는 기출 문제집과 참고서를 고르는 법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 아침과 밤의 얼마 정도를 복습에 활용하면 좋은지… 다양한 방법을 말한다.
나는 올해 대학에 복학하게 되면서 정말 문제와 정답을 빨리 암기하는 법이 필요했다. 평소에는 그냥 쓰면서 외웠지만, 조금 더 효율적인 공부법이 필요했다. 저자가 말하는 꼼수 공부법은 바로 그 공부법이었다. 남은 건 내가 얼마나 노력하고, 실천할 수 있는 가이다.
대학에서 치르는 시험도 대부분 암기다. 그리고 내년에 교환 학생으로 가는 데 필요한 일본어 능력 시험 또한 암기 시험이고, 졸업하는 데 필요한 토익 시험 또한 암기 시험이다. 암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가. 합격 여부는 바로 거기에서 갈린다.
100%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 모든 시험에는 기본이 60% 응용 30% 심화 10%로 구성되어 있다. 대체로 모든 시험에서 기본 60%를 맞출 수 있게 되면, 거뜬히 합격 커트라인을 넘을 수 있다.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합격'하는 것이니까.
이는 공부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게 아니다. 애초에 우리가 치는 시험이 그 정도이다. 이해와 응용은 실전에 투입되고 천천히 익히는 게 전형적인 모습이다. 지금 대학에 다니는 나에게 필요한 것도 합격이고, 취업 혹은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도 합격이다.
그렇다면, 지금 꼼수 공부법으로 합격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공부의 방향을 다르게 해보자. 문제집 전체를 외우려고 하기보다 유형과 패턴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것보다 정답을 외워두는 것이 빠르다. <정답부터 보는 꼼수 공부법>이 말하는 것은 아주 단순한 그 사실이다.
이 책을 지금도 많은 내용을 전부 이해하려고 하거나 100% 암기하려고 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겉모습은 빈틈 투성이라고 해도 우리는 합격하면 그것으로 평가를 받는다. 시험 합격을 위한 공부는 그렇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공부하는 이유는 합격을 위해서 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