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겹지 않니, 청춘 노릇 - 한국의 구글, 핸드스튜디오 안준희 대표가 말하다 청.춘.다.움
안준희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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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에게 '청춘'이라는 단어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우리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청춘이라 말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경험하는 청춘은 어른들이 말하는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 시기'를 뜻한다.


 우리는 기성세대가 하는 일에 감히 토를 달아서는 안 되며,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미래를 위해서 참아야 한다고 배웠다. 지금 고통스러운 이 시간이 지나가면, 실패 확률이 적은 길 위를 걸으면서 그때 내가 포기한 일에 잘한 선택이라고 돌아볼 수 있다고.


 그래서 우리 대한민국의 청춘은 힘들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지도 못하고, 기성세대가 정한 기준을 채우기 위해서 늘 아등바등한다. 모두가 비슷비슷한 스펙을 쌓고 있으니, 연줄이라도 없으면 취업은 꿈도 꾸지 못한다. '헬조선'이라는 단어는 자연스럽게 등장했다.


 많은 청년 세대가 '청춘 노릇'을 하기 위해서 뜨거운 울분을 목구멍으로 삼키고 있지만, 마음은 점점 지쳐가고 있음을 자신도 느낀다. 청년 세대가 '힐링'이라는 단어에 한때 열광했던 이유도 지금 이 길을 포기할 것 같았던 자신에게 위로를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강연100도씨에서 강연을 했던 구글 상무 김현유 씨는 "청춘이라는 나이는 '힐링이 필요하다'는 말을 들을 나이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청춘이라는 나이는 나의 꿈을 생각하고, 설레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나이라고 생각합니다."이라고 말했었다.


 과연 청춘이란 무엇일까? 다시금 고민을 해보게 한다. 우리는 언제나 청춘 노릇을 하기 위해서 즐거운 설날에도 도서관과 독서실, 혹은 홀로 있는 자취방 책상 앞에 앉아 책을 펼치고 있다. 과연 이런 게 청춘 노릇을 하는 걸까? 질문을 몇 번이고 해볼 수밖에 없다.


 오늘은 청춘 노릇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그 질문에 답을 찾을 수 있는 책 한 권을 소개하려고 한다. 책 <지겹지 않니, 청춘 노릇>은 '핸드스튜디오'이라는 기업에 일하는 사람들과 그 기업을 이끄는 안준희 대표가 적은 청춘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의 구글로 불린 <핸드스튜디오>는 한때 많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핸드스튜디오>를 이끄는 젊은 사장 안준희 대표는 많은 청년에게 '핸드스튜디오'가 가진 비전을 소개해주었고, 우리 기업 사회에 큰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복지와 환경이 모두 구글 같았다.


 <지겹지 않니, 청춘 노릇>에서 안준희 대표는 자신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지금의 핸드스튜디오를 만들 수 있었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그가 만났던 많은 청춘의 이야기를 가지고 한국에서 살아가는 청춘이 지닌 문제가 무엇인지도 명확히 지적하고 있다.


청춘들에게 물었습니다.

"열심히 여행 중이군요.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그랬더니 청춘들이 대답했습니다.

"네. 아직 찾는 중입니다."

그래서 다시 물었습니다.

"그럼, 목적지도 없이 일단 열심히 가는 것인가요?"

청춘들이 대답합니다.

"네. 제게는 훌륭한 말(토익 점수)과 충분한 노잣돈(학점), 그리고 길을 잘 아는 마부(학벌)가 있으니 언제든지 목적지를 바꾸어도 된답니다.

깜짝 놀라 다시 이야기했습니다.

"혹시 정말 가고 싶은 곳이 생겼는데, 지금 아무렇게나 가고 있는 이 길과 정반대에 있다면 돌아가기에는 너무 늦지 않을까요?"

청춘 여러분,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아니 그 전에, 갈 곳은 정하셨나요? (본문 85)


 처음 책에서 이 글을 읽었을 때, 나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확실히 내가 처음 대학교에 들어왔을 때만 하더라도 나는 무작정 '가야 한다'고 생각했지, '왜, 무엇을 위해서'를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른 채, 그냥 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거다.


 많은 청춘이 하고 싶은 것을 찾지 못해서 대학교에 다니면서 다시 사춘기를 겪는다는 말이 있다. 대학교에 들어가서 그나마 조금 어른들의 일방적인 강요에서 벗어나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고 고민을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도 요즘은 사치일지도 모르겠다.


 대학에서 딴짓하는 모습을 많이 본 부모님이 대학에서 벌이는 일까지 간섭하면서 '공부를 해야 한다, 좋은 곳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더 높은 스펙을 쌓아야 한다.'면서 고등학교 수험생 시절에 했던 말을 똑같이 귀에 못이 박이도록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에 들어가면 자유로울 수 있다고 하더니, 이제는 대학에서도 취업하면 자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아마 이렇게 어른들이 말하는 기준을 채우기 위한 청춘 노릇을 하다간, 우리는 평생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자유로운 시간을 갖지 못할 수도 있다.


 <지겹지 않니, 청춘 노릇>에서 안준희 대표는 핸드 스튜디오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우리가 기성 세대에 저항하여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말해준다. 우리와 다르지 않은 20대를 보냈었고, 그 과정에서 꿈을 좇아 성공한 그의 이야기는 감명 깊었다.


 나는 책을 읽는 동안 '블로그를 생업으로 하면서 살겠다.'고 다짐한 내 모습을 돌아볼 수 있었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도, 두 번째로 책을 읽었을 때도, 다섯 번째로 책을 읽었을 때도 내가 느끼는 감상은 비슷했다. 청춘 노릇을 하느라 허덕이지 말고, 내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


 책을 통해서 한국의 구글 핸드스튜디오를 이끄는 안준희 대표와 그의 직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주제는 바로 그것이다. 내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 나만의 이야기를 쓰면서,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그것이 진짜 '청춘'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게 아닐까?


 대학에 다니면서도 아직 많은 고민을 떨쳐버리지 못한, 내 이야기를 쓰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본 적이 없는 나와 같은 청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출발점이 크게 다르지 않았던 핸드스튜디오의 이야기는 가슴에 큰 울림을 전해줄 것이라 믿는다.


우리는 오늘도 질문합니다. 처음 핸드스튜디오를 시작했던 그때처럼 말입니다.

'오늘 나는 즐거운가'

'오늘 나는 나만의 이야기를 쓰고 있는가?'

누가 들어도 흥미롭고 즐거운 이야기, 누군가의 가슴을 뛰게 하는 그런 이야기를 쓰는 것이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유일한 기준입니다.

우리는 단 한 번도 지금의 결과를 목표로 인생을 살아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회사를 향한 주위의 뜨거운 반응이 어색하고 놀라울 뿐이지요. 우리는 다만 마음의 소리를 따라갔을 뿐입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인생을 종이 한 장(이력서)으로 설명하기 싫었을 뿐입니다. 청춘이라는 새로운 챕터, 그 첫 이야기를 누구나 쓰는 진부한 소재로 채우기가 싫었을 뿐이지요. 좋은 기업에 가서 주어지는 시스템에 따라 경력을 쌓고,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룬 다음 대리가 되고 과장이 되는, 그런 진부한 이야기는 우리의 흥미를 끌지 못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주어지는 인생이라는 원고지를 우리는 스스로 결정한 이야기들로 채우고 싶었고, 그 마음의 소리를 따라 그대로 행동했을 뿐입니다. 이러한 선택에서 유일하게 필요한 것이 있었다면, 기성세대나 세상이 정해주는 기준으로 살지 않겠다는 용기뿐이었습니다.

저는 믿고 있습니다. 비전이란, 직업이 아니라 내가 걸어가는 삶의 태도, 내가 써내려가는 삶의 이야기 전체라고요. 그래서 비전은 타고난 형편과는 상관없이 누구나 소유할 수 있고 또 누구나 이룰 수 있다고 말입니다. 어떠한 삶을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결정은 우리 모두 스스로 할 수 있습니다.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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