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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미식수업 - 먹는다는 건, 진짜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후쿠다 가즈야 지음, 박현미 옮김 / MY(흐름출판) / 2015년 10월
평점 :
밥을 먹는다는 것은 우리에게 일종의 만남과 같다. 특히 한국 사람 사이에서 '언제 밥 한 번 먹자.'고 이야기하는 것은 예의에 맞춰 건네는 인사 말이기도 하고, 정말 언제 한 번 약속을 잡아서 같이 밥을 먹으면서 친해지고 싶다는 의사표현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다른 사람과 밥을 함께 먹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애초에 친구가 적어서 고등학교 시절 급식을 먹을 때 말고는 타인과 함께 밥을 먹은 적이 잘 없다. 정말 1년에 다섯 손가락으로 그 수를 세어도 손가락이 남을 정도로 타인과 함께 밥을 먹는다.
여기에서 사교성이 떨어진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겠지만, 그냥 나는 그게 편하다. 혼자 돈까스를 시켜 먹으면서 주변에서 들리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다 글의 소재를 찾고, 밥을 먹으면서 글을 구상하는 일을 즐긴다. 조금 이유를 붙이자면 그렇고, 그냥 혼자가 좋다.
1인 가구 세대가 되면서 이렇게 혼자서 밥을 먹는 사람은 이제 우리에게 정말 흔한 모습이다. 그런데 그래도 사람은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며 먹고 싶은 게 욕심인지, 한창 먹방이 유행한 적이 있다. 먹는 모습을 아프리카 TV를 통해 보여주며 온라인 상에서 교류를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행동을 통해서 적막함을 깨고, 쓸쓸함을 덜 느끼고, 재미있게 혼자서 밥 먹는 행위는 나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그런 행동이 썩 보기 좋지 않다. 정말 딱 보기에도 혼자서 무리해서 먹는 모습이고, 식습관 예절이 조금 좋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책 <나 홀로 미식수업>은 혼자 밥을 먹을 때에도 질을 신경 쓰고, 단골집을 만들거나 어떻게 밥을 먹었는지 저자의 경험담을 적어 놓은 책이다. 그냥 우리가 보는 흔한 먹방과 달리 좀 더 예의를 갖추고, 자신을 위해서 먹는 것. 그리고 사람과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다.
나는 레스토랑을 이용하는 횟수가 1년에 1회도 되지 않을 정도이기에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저자의 이야기는 공감이 조금 어려웠다. 일본의 라멘집 같은 경우는 일본에 가본 적이 있었고, 한국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가게가 늘어나고 있어 공감할 수 있었지만….
아무튼, 그렇다. 혼자서 밥 먹기 좋아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책 <나 홀로 미식수업>이라고 보면 된다. 그냥 혼자서 인스턴트 라면을 끓여 먹거나 빵, 패스트 푸드 같은 음식을 먹는 사람에게 약간의 경고가 담긴 책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하지만 책은 딱히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저자가 일본의 저자라 우리와 조금 공감대가 다르기도 하고, 레스토랑은 나 같은 사람과 너무 멀어 너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읽는 것 같다. 어느 정도 자신의 음식 소비 수준이 높다면, 공감할 가능성은 있을 것이다.
그러니 미리보기를 통해 어떤 카테고리를 가지고 있는데, 어떤 내용인지 간단히 읽어본 이후에 판단할 수 있기를 바란다. 괜히 오늘 저녁에 야구를 보며 치킨 먹을 돈으로 책을 구매했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나를 탓하여도 소용이 없으니까.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