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패턴을 몸에 익히게 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날 때 볼 수 있는 대화와 갈등을 겪을 때에서도 우리는 거의 정해진 패턴을 따라서 움직이게 된다. 이런 패턴은 전체 퍼즐을 이루는 퍼즐 조각처럼 우리의 삶을 구성하고 있다.


 만약 이런 단순한 패턴이 어긋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이야기는 단순히 쉽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게 된다. 아니, 애초에 이야기로서 성립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일정한 패턴을 따라가지 못하면 이해를 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우리 자체가 그런 패턴을 어긋나게 하는 일을 잘 하지 않는다. 그래서 울음이 나오지 않는데도 많은 사람이 보고 울었다는 영화를 보고 '눈물이 나왔다.'는 거짓말을 하고, 재미있지 않음에도 '재미있다.'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게 바로 패턴이다.


 만약 우리가 이런 패턴을 거부하고, 조금 다른 형식으로 패턴을 연결해서 보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소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은 그 모습을 담았다. 우리가 생각했던 패턴으로 진행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복잡하게 사건의 시간 순서가 뒤섞여 있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하나의 퍼즐 조각을 맞춰가는 즐거움과 함께 인물들의 심리와 상황을 놀랍게 읽을 수 있다.


 뭐, 내가 더 자세히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딱히 없다고 생각한다. 그저 학교 폭력과 속죄, 그리고 사람의 마음이 어떤 식으로 뒤섞인 이야기이다. 그래서 우리가 책을 읽는 동안 긴장감을 풀지 않는 동시에 더 이야기에 집중하게 해준다.


 개인적으로 <표백>과 <한국이 싫어서>와 비교한다면, 그 두 작품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하지만 장강명의 독특한 방식의 소설 <그믐> 또한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에 들 수 있는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