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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 노희경 원작소설
노희경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의 모든 부모님, 자식이 철들 때까지만
부디, 건강하시길.......노희경
1996년 내가 20대 초반일때 MBC드라마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라는 드라마를 했었다,
그때 그 드라마를 보지 못했는데 언뜻언뜻 잠깐씩 보여지는 장면에서 가슴아픈 눈물장면이 있길래,,어린나이에 내가 봐도 눈물이 나길래 나는 그 드라마를 애써 외면했다.
그런데 이제 세월이 어느새 14년이 흘렀고 내나이는 30대 중반이며 나의 사랑하는 엄마는 70세를 넘어선 지금 다시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소설로 읽어보니 읽는 내내 내 가슴이 절절히 아파오면서 책으로 뚝뚝 떨어지는 눈물을 주체를 할수 없어 책도 젖고 주변에는 화장지투성이에,,나는 소리없는 눈물을 흘리면서 이 책을 보았다,
책속에 그 수더분하고 우직하고 자식밖에 모르는 엄마가 바로 내 곁에는 살아 계시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치매걸린 시어머니에게 머리를 온통 뜯기거나 온몸이 곤죽이 되도록 맞는 것이 사흘이 멀다 게속되는 나날들 속에서도 불쾌한 내색 한번 하지 않는 엄마,,늘 남편 눈치를 살피고, 퉁명스럽고 무뚝뚝한 남편에게서 따뜻한 눈길한번,따뜻한 말한마디 들어보지 못해도 남편을 하늘보둣 우러러보면 엄마,, ’ 난 엄마처럼 살지 않을거야! 난 남편한테 사랑받으며 살고싶어.! 마음속으로 외치는 딸. 그러나 정작 자신은 유부남과 불륜의 관계에 빠져 진흙탕속에서 허덕이느라 늘 엄마에게는 무심한 딸에게 끼니는 거르지 않는지,
직장생활 하느라 얼마나 피곤하겠냐면 집안 살림 하나 시키지 않는 엄마,,대학시험에서 번번히 떨어지고 술과 외박으로 엄마를 힘들게 하는 아들,다정한 구석이라고는 없는 자식들을 모두 받아주고 얼러주던 엄마,,,툭하면 술이나 노름에 빠져 사느라 가장노릇 제대로 하지 못하고 늘 누나를 찾아도 돈을 요구를 하는 철없고 늘 자신의 근심거리의 남동생을 천성은 고은 아이라고 편들어 주는 엄마,,,
이 책속의 엄마는 바보스러울정도로 우직하고 자기 자신보다는 오직 남편과 자식들을 위해서 한평생 살아온 엄마였다,
세상사람들에게 모진 말 한마디 할줄 모르고 상처한번 주지 못했을 그런 고운 심성을 가진 엄마,,그래서 이렇게 착한 엄마가 왜 자궁암 말기라는 병으로 이제 자식들 다 키우고 황년의 평온함을 즐기면서 서서히 생을 마감을 할수 있는 그런 자격이 충분한데 세상은 왜 이다지도 불공평한지,,,그렇게 견디기 힘들 정도로 아프기 전에 조금만 더 일찍 병원을 찾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안타깝고 또 안타깝고,,또 원망스럽기도 하다,,자시닝 정작 의사이면서 아내가 아프다고 할때 약국가서 약 사 먹으라고 하면서 자신의 병원에 한번 데려가 볼 생각을 하지 않았던 책속 아버지도 원망스럽고,,엄마의 고통에 대해서 너무 무심했던 자식들도 그렇고 그리고 자신의 몸을 가장 잘 알텐데 그 숱한 나날들속에서 병원에 가 볼 생각을 못했는지 그럴땐 우직한 성격이 정말 안타깝게 다가왔다
속절없이 죽어가는 그 착한 아내를 생각하면 아버지는 제가 숨을 내쉬는 숨조차 비열하고 역겹게 느껴졌다. 바보같이 착하기만 한 아내는 평생 저 고생시키고 무책임했던 남편에게 어무런 원망도 하지 않는다. 아버지는 그것이 더 마음 아프고 화가 나는 것이다 (페이지 160)
전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사람은 다, 한번은 다 죽는데, 우리 엄마가 죽게 될 줄은 정말 몰랐고, 딸들은 다 도둑년이라는데 제가 이렇게 나쁜 년인지 전 몰랐어요. 지금 이순간두 난 우리엄마가 얼마나 아플까보다도 엄마가 안 계시면 난 어쩌나, 그 생각 밖에 안 들어요. 엄마가 없는데 어떻게 살까, 어떻게 살까, 그 생각밖에 안 들어요. 나 어떡해요 아줌마? (페이지167 )
누난 내 맘 몰라, 누난 재수도 안하구, 일류대학 나오구,취직도 해서 엄마 용돈도 줘보고, 다 해봤지?난 뭐야
난 아무것도 못했잖아, 아무것도 해 줄께 없잖아. 공부 한답시고 별 지랄 같은 유세 다 떨고, 맨날 술 처먹는 꼴만 보여줬잖아.난 이대로 못 보내! 누난 보낼 수 있어도 난 못 보내! (페이지 198)
이런 책속 아버지,딸,아들의 마음을 읽고 있노라면은 이런 글이 정말 나의 말,나의맘, 우리모두의 마음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평생을 순리대로 살아오셨듯,,아무도 그녀에게 죽음을 말하지 않았지만 엄마는 본능적으로 죽음을 예감하고 받아들이면서 자신의 주변을 정리를 하고 자신의 죽음조차 선선히 받아들이는 모습은 참으로 처연했다.
한평생 때로는 동지였고 때로는 그렇게 구박하고 모질게 굴었던 시어머니., 치매걸린 시어머니를 걱정하며 내뱉는 말에서는 정말 눈물이 왈칵,,떠나가는 자신보다 남은 이들을 걱정하는 엄마의 모습이 참으로 !!!!!
나는 70이 넘으신 엄마의 흰머리를 뽑아드린다,,자랑스러운 자식이 아니라서 그것밖에 해 드릴것이 없다,
염색은 절대로 하시지 않으려는 엄마의 흰머리를 나는 이전에는 한달에 한번, 지금은 아마도 나의 귀차니즘때문이겠지만 두달에 한번꼴로 뽑아 드린다,
이제는 흰머리가 엄청나게 많아서 한번에 뽑지 못하고 며칠에 걸쳐서 뽑아야 하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었던 이 일을 이제는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엄마의 흰머리를 뽑아 드릴수 있을 것 같다,,,책속 앞뒤로 노희경작가가 그렇게 불효하지 말고 있을때 잘하라는 말을 침이 마르도록 하고 있는데,,나도 엄마의 흰머리를 뽑아 드릴수 있는 시간에 너무 감사하며 오랫도록 내가 엄마의 흰머리를 뽑아 드릴 수 있었으면 하고 하늘에 바래어 본다
지금 방황하는 사람들, 그대들의 방황은 정녕 옳은 것이다. 그러나, 그대의 어머니가 살아 있는 그 시기 안에서 부디 방황을 멈추라. 아픈 기억이 아무리 삶의 자양분이 된다 해도, 부모님에 대한 불효만은 할 게 아니다.(책속글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