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으로서의 음악가 - 어느 싱어송라이터의 일 년
김목인 지음 / 열린책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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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직업에 대해 늘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내가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과 아쉬움 때문일 것이다.
특히 음악이나 미술에 재능이 있는 사람들을 볼 때면 그저 감탄만 나온다.
어린 시절, 유일하게 다녔던 학원이 피아노 학원과 미술 학원이었다.
필요하지도 않은 비싼 화구를 잔뜩 짊어지고 학원을 다녔지만
내게 그쪽 재능은 없다는 걸 깨닫고는 방안 어딘가에 던져두었다.
그러니 음악이나 미술에 대해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내 안 어딘가에 남겨져 있다.
음악가란 직업은 무엇일까. 작곡가, 작사가, 가수, 연주가.. 이들을 모두 음악가라 칭하는 걸까?
이 책은 음악가의 정체성과 삶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저자인 김목인은 싱어송라이터로서 본업인 음악 말고도 번역과 글쓰기를 겸업하고 있다.
역시나 평범한 사람은 아니다. 다방면에 재주가 많은 능력자이다. 
현실 속 음악가는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달콤하지는 않았다. 
자유로운 예술인으로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음악을 하고 사회에 구속되지 않는 
그런 모습은 상상 속에서 내가 만들어낸 이미지일 뿐이었다. 
음악가의 현실은 내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저자는 일상의 육아에 치이기도 하고, 
공연장을 달려가기 위해 보트 위에 앉아 물살을 가르기도 하며,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이 어린이집 원장님에게 들킬까 봐 숨죽이기도 한다.
비슷한 현실 속에서도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그를 보면 
역시 음악가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닌가 보다. 
몸속 어딘가에 음악가로서의 유전자가 숨어 있는 사람만이 가능한 일이 아닐까.
언제부턴가 TV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아졌다.
어린 친구들은 가수가 되고 아이돌이 되려 오늘도 도전한다.
그들의 열정과 노력을 보면서 나태한 나 자신을 반성하기도 하고 젊음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10년 넘게 음악가로서 산 한 사람의 진솔한 이야기를 읽고 나서는
각자에게 부여된 삶이 따로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더 이상 내가 갖지 못한 재능을 부러워하지 않고 

능력 있는 음악가들이 들려주는 그들의 음악을 경청하며 내 삶에서 작은 여유를 가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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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느리게 걷다 - 고즈넉한 여유와 낭만이 공존하는 특별한 여행지, 내셔널트러스트
오윤석 지음 / SISO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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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 버킹엄 궁전, 빨간색 이층 버스, 피쉬앤칩스 등.

영국이란 단어를 떠올리면 연상되는 것들이다. 

유럽의 어느 나라, 프랑스와 사이가 좋지 않은 나라, 

맑은 날보다는 우울한 날이 더 많은 나라. 

얼마 전 친구가 영국으로 여행을 떠났다. 잘 다녀오라는 형식적인 인사만 했을 뿐

그 나라에 대해 궁금한 점이 떠오르지 않았다. 

18세기에 프랑스 혁명과 더불어 영국에서 산업 혁명이 시작되었고, 

그로 인해 유럽의 근대 사회 형성에 영향을 끼쳤다는 정도가 내가 아는 영국이다.

영국으로 여행을 가고 싶었던 적도 가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지만

이 책은 내 생각을 180도 바꾸어 놓았다.

이토록 아름다운 자연이 보존되고 있는 나라였다니.. 

삭막한 도시의 모습만을 생각했었던 내게 영국이라는 나라가 전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책을 통해 ‘내셔널트러스트’를 알게 되었다. 

이는 시민들의 자발적 모금이나 기부, 기증, 증여로 보존 가치가 있는 

자연이나 문화 자원을 확보하는 시민환경운동이다. 

무려 120년 동안 이어져온 영국의 내셔널트러스트는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거나 자연 경관이 뛰어난 곳을 소유하여 관리하며 

일반인들에게 개방하는 일을 하고 있다. 저자가 우연히 내셔널트러스트가 담긴 

사진 한 장에 매료되어 영국으로 떠난 기분이 백번 이해된다. 

책을 읽으며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것은 

책 속 사진의 장소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타인과 함께 서로 이해하며 하는 여행의 노하우나, 

예약한 숙소에서 중년의 성인에게 엄마는 어디 있냐고 물어봤던 에피소드 등은 

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저자는 이 책을 출간한 목적을 이렇게 전했다. 

'우리의 문화와 환경에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지고 보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기를 바란다.'

그의 진정성을 다시 새기며 책과 함께 했던 영국 여행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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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12-03 0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서도 보는 소피아님의 응원의 글 감사합니다. 오늘도 소중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2018년 12월 03일 오윤석 올림
 
인생이 적성에 안 맞는걸요 - 마음 아픈 사람들을 찾아 나선 ‘행키’의 마음 일기
임재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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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인생이 적성에 맞는 사람이 과연 몇 퍼센트나 될까.

지금의 안정기에 들어서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와 잘못된 선택으로 
수없이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한번 다친 마음이 완전히 아물고 회복되기 전에
또 다른 상처가 그 위로 덮고, 그런 일이 수없이 반복되면서
채 아물지 않은 상처 그대로 아직도 남아 있다. 
마음이 아프다 보니 몸도 아프게 되고 병원을 찾아가면 큰 이상이 없다는 진단만 받게 된다.
근본적으로 마음의 상처를 먼저 치료해야 하는데 아직 우리 사회에서
'정신과' 의사에게 찾아가 상담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몇 년 전, 우연히 집 앞에 있던 신경정신과에 가서 스트레스 검사와 상담을 받았던 적이 있었다.
나름 큰 용기를 내서 찾아간 병원에서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 
약을 먹을 정도로 심하지는 않지만 더 심해지면 약물 치료도 병행해야 한다는 의사에 말에
덜컥 화부터 났다. 나는 괜찮은데 왜 내게 저런 말을 할까.
그때까지도 스스로 마음의 병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내 안의 상처를 스스로 돌아보고
인정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좀 더 빨리 만났으면 
몸과 마음의 고통을 조금 더 빨리 이겨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생겨났다.
이 책의 저자인 임재영 의사는 지금은 정신과 의사지만 마음의 병을 앓았던 환자였다고 고백한다.
그의 진솔한 고백 때문인지 책에 나온 여러 사례들과 그들을 위해 애쓰는 저자의 노력에서 
진심을 느낄 수가 있었다. 한때 환자였던 경험을 바탕으로 '역지사지'라는 명분으로 외로운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고민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힘이 된다.
어쩌면 내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어디선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이 순간을 살아가는 힘을 얻는다.
오늘도 힘겨운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면, '행복 키우미' 임재영 선생님의 이야기를 읽어보자.
다시 살아갈 작은 희망의 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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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ma1228 2018-12-04 0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행키입니다! ^^ 리뷰 감사합니당~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 ㅎㅋ
 
평균 연령 60세 사와무라 씨 댁, 오랜만에 여행을 가다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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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사와무라 씨 댁은 참 평화롭다.
처음 사와무라 씨 시리즈를 읽을 때만 해도 나와는 관련이 없는 타인의 소소한 일상을 엿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한해 두해 나이를 먹고 내 나이가 딸 히토미와 비슷해져 가면서
단란한 가족의 이야기가 어느새 내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이번 시리즈는 아빠, 엄마, 딸로 이루어진 사와무라 씨 가족의 작은 이벤트를 이야기한다.
하루가 점점 짧아진다 느끼는 건 나뿐만이 아닌가 보다.
눈 깜짝할 새에 하루가 지나고 정신 차리고 보면 어느새 일주일이 훌쩍 지나간다.
그래서 우리는 일상의 작은 행복을 그냥 지나치게 되는 건지도 모른다.
정년퇴직 후 집에서 시간을 보내던 시로 씨와 노리에 씨는 모처럼 홋카이도의 하코다테로
둘만의 여행을 떠난다. 시장에서 오징어 낚시도 하고 사진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부부는
문득 쓸쓸한 기분을 느낀다. 지나온 시간에 비해 앞으로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100세 시대라지만 70년을 살아오면서 앞으로 남겨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아쉬워하는 부부의 모습을 보니 부모님 모습이 겹쳐 보인다. 
히토미 씨도 나 홀로 오키나와 여행을 떠났다.
혼자 살았던 경험이 전무한 히토미 씨를 보면 마치 나를 보는 듯하다.
이번 여행에서 히토미 씨는 발 닿는 대로 걸어 다니고 우연히 마주친 극장에서 
영화도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여행을 즐긴다. 언제부턴가 내 여행 스타일도 이렇게 바뀌고 있다.
어릴 땐 1분 1초 단위로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지키기 위해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돌아다니는,
여행이라기보다는 극기 훈련에 가까운 시간을 보내곤 했다.
점점 나이를 먹으면서 계획도 없이, 그저 내키는 대로, 발 닿는 대로 다니며 마음의 피로를 풀고 있다.
히토미의 평범하고 소박한 일상을 지켜보며 그녀가 갖고 있는 고민에서 동질감을 느낀다.
가끔씩 떠나는 여행은 삶에 큰 활력을 준다. 평범한 사와무라 씨 가족의 모습에서 
잠시 숨을 돌리며 하루를 돌이켜 본다.
너무나도 익숙해서 잊고 지내는 오늘 이 순간의 소중함을 새삼스레 깨닫는다.

#사와무라 #사와무라씨댁오랜만에여행을가다 #마스다미리 #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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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 천재 작곡가의 뮤직 로드, 잘츠부르크에서 빈까지 클래식 클라우드 7
김성현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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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봄. 연극 <아마데우스>를 관람했었다.
살리에리의 독백으로 시작한 연극은 모차르트의 재능을 질투한 살리에리의 고백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아마데우스> 속 모차르트는 천재지만 엉뚱하고 경박하지만 아이 같고 
아버지를 무서워하지만 콘스탄체를 사랑하는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천재의 재능과 그를 시기하던 사람들. 그리고 두려움 속에 마지막까지 곡을 만들다 죽음을 맞이한 
모차르트. 여기까지가 내가 알고 있는 모차르트이다. 
어린 시절부터 수많은 곡을 작곡하고 이름을 떨친 모차르트. 천재라는 수식어로도 부족한 그의 재능.
하지만 그러한 천재성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키워주지 않으면 소용없을 것이다.
신이 내린 음악가로서의 재능을 가진 그가 있기까지는 헌신적인 노력을 한 사람이 있었다.
클래식 클라우드 제7탄 <모차르트>를 만나고 모차르트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었다.
인생의 거장을 만나는 특별한 여행을 콘셉트로 출간된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는 
내가 좋아하는 시리즈다. 여행과 고전이 만나 펼치는 환상의 이중주다.
잘츠부르크에서 빈까지 이어지는 모차르트의 음악 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그의 천재적 재능에 대한
비밀을 풀 수 있는 작은 실마리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어쩌면 그 비밀은 아버지 레오폴트가 아니었을까. 누구보다 아들의 재능을 인정하고 사랑했던
아버지의 헌신적인 뒷바라지가 오늘날 우리가 아는 모차르트를 만들어 낸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모차르트에게도 두 아들이 있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그들은 아버지와는 달리 평범하게 지냈다는 
설명을 읽고 보니 모차르트는 아버지 레오폴트가 만든 천재라는 확신이 든다.
이 책이 내게 준 가장 큰 선물은 평소 어렵다고만 여겼던 클래식과 오페라를 가깝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모차르트가 작곡한 곡을 들었다. 대부부의 곡이 이미 귀에 익숙한 작품이었다.
지루하다고 여겼던 클래식에 대한 편견을 지워준 <모차르트>.
35년 짧은 천재의 삶에서 앞으로 살아갈 인생의 길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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