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물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아주 어릴 때부터 깊은 물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가장 큰 계기는 대학시절 친구들과 바다에 놀러 갔을 때 생겼다. 커다란 튜브를 빌려
친구들과 매달려 가며 발이 닿는 바닷속에서 신나게 놀던 중 갑자기 깊은 물로 휩쓸려 갔었다.
수영도 할 줄 몰랐기에 발이 바닥에 닿지 않는 물속에서 오로지 두 팔로 튜브에만 매달려 있어야 했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물 밖으로 나왔을 땐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만 남아있었다.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물에 대한 트라우마로 인해 바닷속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트라우마를 정확히 이해하여 극복할 수 있는 해법을 이야기한다.
임상심리전문가인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들어 트라우마를 설명하고 치유 워크북을 통해
각자가 트라우마를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먼저 트라우마가 각자에게 남긴 흔적을 돌아보고 실제 연습을 통해 치유와 회복을 반복하면서
후유증을 극복하고 상처를 온전히 마주 볼 수 있는 팁을 알려준다.
저자는 끌려가는 삶에서 원하는 삶으로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어 스스로를 가둔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자극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피해자라는 말보다 '생존자'라고 지칭한다.
과거에서 벗어나 현재를 거쳐 미래로 나아가는 이들을 생존자라 부르며
살아가는 방법을 충분히 배울 수 있다고 격려한다.
이 책을 통해 기억을 매개로 고통을 재생하는 트라우마가 개인의 의지로 인한 문제보다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는 점을 새로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두려움을 중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배움으로써 자연스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났다.
물론 이렇게 함으로써 트라우마가 완전히 사라진다면 좋겠지만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그러나 각자가 지닌 트라우마의 원인과 결과를 정확히 이해한다면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단계까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사고나 관계 부적응 등 수많은 상황 속에서 누구든 고통스러운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가야 한다. 고통 속에서 살지, 고통을 극복할지는 각자가 결정해야 한다.
고통의 시간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저자가 제시한 31가지 연습을 통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방법을 배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