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죽음이 내게 말해준 것들
고칸 메구미 지음, 오시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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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고도 쉽게 읽을 수 없었다. 분명 이 책을 읽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눈물이 멈추지 않을 것 같았다. 혹시나 했던 마음은 역시나였고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울컥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의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 했던 저자의 고백은

죽음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미리부터 생각할 거리를 안겨 준다.

그녀가 마주한 죽음은 다양했다. 갑작스러운 사고사부터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까지

각자가 가진 사연만큼 다양한 형태의 죽음을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어떤 죽음을 맞이하게 될까. 내게 소중한 이들이 떠나갈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먹먹한 마음에 쉽게 답을 내릴 수 없었다.

그녀의 이야기는 전문적인 조언부터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방법까지 다양하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때다.

인생의 중반을 지나고 있는 지금, 더 이상 죽음을 방관할 수 없는 나이가 되었다.

내가 나이가 든 만큼 연로하신 부모님을 볼 때면 늘 마음 한편에 불안감이 자리하고 있다.

언젠가 닥쳐올 그 순간에 후회하지 않도록 아쉬움과 죄책감을 갖지 않도록

지금 이 순간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도록 더 가까이 다가가려 한다.

이 책을 다 읽은 순간 가까운 곳에서 죽음을 목격했다.

유난히도 고요한 아침에 누군가는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냈다.

내가 살고 있는 빌라를 가득 채운 통곡의 소리가 안타깝게 들린다.

이 책은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낸 이들에게는 위로를 전해주고 이별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마지막 순간을 후회 없이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해 준다.

죽음을 외면하지 말자. 지금부터라도 매 순간 진심을 다해 마지막 순간에

환하게 웃으며 떠날 수 있도록 살아보려 한다.

p. 141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편안하게 해드릴 수 있게 노력하자. 부드러운 기분으로 마지막 순간을 지켜드린다면 적어도 그 순간을 후회할 일은 없을 것이다.


p. 180

죽음이란 '인생을 비추는 거울' 같은 존재라고 한다. 한 사람의 죽음을 빛나게 해주는 것은 그의 생을 빛나게 해준 사랑하고 사랑받은 사람들 덕분이다. 사랑받은 기억과 사랑한 기억. 그게 있으면 우리는 누구나 평온하게 마지막을 맞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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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자유로워질 것인가? - 불안감에서 벗어나고 싶은 현대인을 위한 고대의 지혜 아날로그 아르고스 2
에픽테토스 지음, A. A. 롱 엮음, 안규남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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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아르고스 시리즈 두 번째 책은 자유를 주제로 하고 있다.

고대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다소 낯선 이름이다. 그는 노예로 태어났으나 스토아철학을

대표하는 학자로 직접 저술한 철학서는 없지만 제자가 강의 내용을 받아 적은 기록이

남아 있다. 이 책은 그중 어록이라는 불리는 기록을 축약한 것으로

"엥케이리디온"(핸드북 또는 매뉴얼)이라고 한다.

에픽테토스의 주장은 간단하다. 자유란 스스로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살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상황에서 마주하게 되는 감정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타인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며 자신에게 달려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것. 이를 통해 마음의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인간관계, 일을 대하는 태도, 스스로가 정한 규칙, 죽음을 마주한 순간, 부모와 형제자매를

대하는 태도 등 다양한 상황에서 우리가 마음의 자유를 다시 찾을 수 있는 지혜를

배울 수 있다.

하지만 물질이 중요시되는 세상에서 욕망과 집착을 버리는 건 쉽지 않다.

현실을 직시하고 순리에 따라 살아가라는 그의 주장은 그저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럼에도 자유는 현명한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는 현자의 충고는

내게 주어진 특권을 포기하지 말라는 말처럼 들린다.

오로지 나만이 내게 자유를 줄 수 있고 분노와 욕망이 넘치는 현실에서

옳은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내 안의 힘을 믿으라는 외침에 귀를 기울이고 싶다.

p. 61

일이 네가 바라는 대로 일어나기를 원하지 말고, 일어나게 되어있는 대로 일어나기를 바라라. 그러면 무사할 것이다.


p. 125

절대로 위반하면 안 되는 법인 양 네가 세운 모든 계획을 지켜라. 그리고 사람들이 너에 대해 뭐라고 말하든 무시하라. 이는 네게 속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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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 - 모든 종을 뛰어넘어 정점에 선 존재, 인간
가이아 빈스 지음, 우진하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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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 인간이 존재하게 된 순간부터 진화하는 과정을 새로운 관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불, 언어, 미(美), 시간이라는 문화적 발견 속에서 인간은 지구의 지배자로 거듭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변화를 문화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개인의 지성보다는 집단의 문화를 통해

인간은 더 똑똑해지고 현존하는 모든 종을 초월하여 진화하고 있다.

저널리스트이자 과학 저술자인 저자는 인간은 유전자, 환경, 문화가 상호 작용하여

초월종으로 진화하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140억 년 전 빅뱅 이후 다양한 원소들이

융합 과정을 거쳐 생명체를 만들어 냈고 광범위한 물리적, 화학적, 지질학적 변화를 통해

종의 멸종과 탄생이 거듭되면서 인간은 생존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게 된다.

개인으로서는 결코 살아남지 못했을 환경에서 다른 동물과는 다르게 도구를 사용하고

집단을 이루며 학습을 거듭하면서 축적된 지식을 통해 모든 종을 초월하게 된 것이다.

인간에 대해 탄생부터 진화까지 문화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점이 재미있었다.

불과 언어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영역을 확립하고 권력을 탄생시키는 이야기만큼이나

아름다움을 기준으로 인간이 진화했다는 설정은 흥미롭다. 저자는 인'간이 생존의 문제에서

자유롭게 되자 아름다움이라는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사회를 구성하고

서로 간에 교류가 활발해지게 되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초월적인 존재가 된 인간은 환경 파괴라는 문제를 남기고 있다.

끝 모를 인간의 탐욕은 지구에게 점차 위협이 되고 있는 셈이다.

직면한 문제 앞에서 인간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을 직시하고 또다시 집단의 힘으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p. 29
우리는 주로 역사의 기록을 통해서 우리 인류가 시작된 시간과 지점을 돌아보지만, 이전의 어떤 존재로부터 지금의 인간이 만들어졌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과학이 필요하다.


p. 261

인간은 아름다움에 대해 깊이 생각할 때 비로소 완전해진다. 또한 아름다움을 표현하면서 삶의 의미와 목적은 물론이고 생의 영원성에 대해서도 깨닫는다. 아름다움은 주관적인 것으로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지만, 인간 진화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인간이 이루어낸 가장 위대한 협력의 근간에는 바로 아름다움이 자리하고 있다. 아름다움이 인간 세계를 만들었다. 아니, 미국의 시인 랄프 왈도 에머슨이 노래한 것처럼 '이 세상은 아름다움이라는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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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분노를 다스릴 것인가? - 평정심을 찾고 싶은 현대인을 위한 고대의 지혜 아날로그 아르고스 1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제임스 롬 엮음, 안규남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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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가 많아진 세상에서 스스로를 파멸에 이르지 않도록 다스릴 수 있도록 지혜를

구할 수 있는 책이다. 고전 철학을 읽기 쉽게 써 내려가서 누구든지 각자의 상황에 쉽게

적용할 수 있다.

2020년 한 해를 지우고 싶게 만드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새해가 되어서도 계속 진행 중이다.

코로나라는 신종 바이러스가 금방 사라질 것이며 모두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거란 희망은

끝이 보이지 않는 현실에 분노로 표출되고 있다. 분노와 우울감이 반복되는 현실에서

고대 철학자의 지혜는 개인과 사회를 위험에 빠뜨리는 분노를 다스리는 현명한 방법을

전해준다. 지금의 상황에서 꼭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는 분노에 대하여 세 부분으로 설명한다. 처음에는 분노란 무엇인지

그 속성을 설명하고 다음으로 마음속 분노를 잠재우는 법과 폭발 직전의 분노를

다스리는 법을 이야기한다. 분노가 초래한 해악들을 설명하고 분노에는

그 어떤 고귀함도 깃들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러한 분노를 다스릴 수 있는 지혜를

자세하게 전하며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고전 철학은 어렵거나 고루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자의 지혜는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깨달았다.

내가 가진 편견이야말로 낡고 쓸모없는 것이었다. 이 책에 쓰인 글이 모두

내가 지금 처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사소한 분노를 가라앉히고 마음의 평점심을 유지하고 싶은 이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좋다. 아이를 키우는 이들에게는

중용의 중요성을 전하고 화가 나는 상황에서는 과연 화를 낼 가치가 있는지

잠시 시간을 갖고 생각하라는 조언을 한다. 쓸모없는 감정의 소모보다는

차분히 생각할 시간을 가진 후 가치의 우선순위를 생각해도 늦지 않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루빨리 분노가 사그라든 세상에서 평화롭게 살고 싶다.

p. 58

대부분의 사람들은 악행 자체가 아니라 악행을 저지른 사람에 대해서 분노한다. 자신을 돌아보면서 다음과 같이 자문한다면, 우리는 좀 더 절제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도 저런 일을 한 적이 있지는 않았나? 우리도 저들처럼 길을 잘못 든 적이 있지 않았나? 저런 행위를 비난하는 것이 과연 우리에게 득이 될까?"


p. 110

분노의 신호를 감지하는 순간 일단 멈춰 선 다음, 가능한 한 자신의 입에 고삐를 채워 분노가 터져 나오는 것을 미리 막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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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속성 - 사람은 어떻게 시장을 만들고 시장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레이 피스먼.티머시 설리번 지음, 김홍식 옮김 / 부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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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하게 변하는 경제 상황의 가장 큰 요인은 기술 발전이라 생각했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고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시장을 형성하는

플랫폼 또한 이전과는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이해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러한 변화가 위대한 경제학자들의 아이디어와 실험 덕분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 과정에서 드러난 시장의 원리와 사례를 소개해 주고 있다.

너무나도 다른 시장 환경 속에서 소비자는 고민할 수밖에 없다. 자신에게

유리한 선택을 해야 하지만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그러한 선택을 도울 수 있는 유익하고 간단한 설명서라고 말한다.

시장에 이용당할지, 시장을 이용할지는 오롯이 각자의 몫이다.

그러한 선택의 갈림길 앞에서 저자가 전해주는 다양한 시장 원리와 사례는

어려운 경제 분야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전자상거래 시대가 탄생하게 된 배경과 상황, 노동 시장이 매끄럽게 돌아가지 않는 이유,

경매 시장의 한계와 가능성, 플랫폼에 적합한 시장과 신용카드가 플랫폼이 된 과정 등

딱딱한 이론이 아닌 여러 방향에서 시장의 속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현대의 경제학자들이 자신들의 이론을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하여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일련의 과정들을 따라가면서 경제학을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이 지난 후 미래의 시장은 어떻게

달라지게 될지 궁금해졌다. 이미 많은 변화가 일어났고 익숙해져 있는 상황에서

비대면이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접촉이 일상이 되는 시대에

시장은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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