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 라이프 - 길 위의 나의 집
포스터 헌팅턴 지음, 신소희 옮김 / 벤치워머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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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때는 여행가를 꿈꿨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집에서 나가는 일이 귀찮아졌다.

이런 내 삶과는 정반대의 삶인 밴 라이프. 어쩌면 그래서 더 끌렸을지도 모른다.

푸른 풀밭 위에 누워있는 사람과 밴 한 대. 차 안에 온갖 물건들을 가득 실고 달리는 사람들.

이들은 왜 이렇게까지 하면서 거리 위를 달릴까.

책 속에는 많은 사진이 담겨있다. 그 사진들을 보니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밴을 타고 광활한 대지를 달려 마음이 동하는 곳에서 하룻밤 쉬어 간다.

밤하늘에는 별들이 촘촘하게 떠 있고 아침이 되면 찬란한 햇살에 눈을 뜬다.

책을 읽고 사진을 봤을 뿐인데 왜 내 마음이 이렇게 흔들리는 걸까?

그동안 내가 했던 여행은 익숙한 도시에서 익숙한 호텔에서 여정을 푸는 것이었다.

지금껏 캠핑 한번 해본 적이 없다.

워낙에 걸어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탓에 여행지에서는 평소보다 많이 걸어 다니지만

두 발로 갈 수 있는 거리는 한계가 있다. 한계를 알기에 줄곧 도시 여행을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의 "밴 라이프"를 엿보니 부러웠다. 그들의 용기와 행동이 부러웠다.

물론 밴 라이프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차가 고장 나기도 하고 폭설이나 폭우에 위험한 환경에 처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그들은 떠난다. 정성껏 차 안을 개조하기도 하고 오랜 시간 이베이에서 원하는 물건을 찾기도 한다.

정성과 노력이 가득 들어간 밴을 타고 떠나는 길은 또 다른 행복을 전해줄 것이다.

책의 내용은 차종별로 구분된 것 같다. 차를 잘 모르는 나로서는 큰 차이를 알지 못했지만

차에 관심이 많고 잘 아는 사람들에게는 흥미로운 주제일 것이다.

내가 상상했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대리 만족을 느낀다.

이번 생에서 결코 실현할 수 없는 밴 라이프.

내셔널지오그래픽을 보는 듯한 사진 한 장 한 장 눈에 담으며 자유를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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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작은 농장 일기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부윤아 옮김 / 지금이책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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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가 이번에는 채소 농사꾼이 되었다.

하고많은 식물 중에 왜 채소냐고 하면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일본의 국민작가 반열에 오른 오기와라 히로시의 첫 번째 에세이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불평불만이 많은 툴툴대는 아저씨 느낌이 나는 글에 피식하고 웃긴 했지만

내내 작가가 화가 난 건가? 싶은 느낌을 받곤 했다.

역시나 작가의 말에 그 부분이 살짝 언급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더욱 친근감 있게 다가왔다.

친한 아저씨와 투박한 그릇에 담긴 뜨뜻한 차를 마시면서

툭툭대며 이런저런 사는 얘기를 나눈 듯한 기분에 모처럼 편안해졌다.

작가 특유의 지나치리만큼 상세한 농장 일기와 사소한 일상 이야기가 참 편했다.

창작자로써 그만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오는지,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는 솔직한 고백에

터널과 관련한 책을 쓰기 위해 오로지 터널 수를 세기 위한 기차 여행을 떠나는 모습까지

내가 가진 고정관념 속 작가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 흥미로웠다.

어쩌면 옆집에 사는 평범한 아저씨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털털하고 솔직한 그의 이야기에 마음이 풀어진다.

늘 긴장 속에 살고 있는 내게 이 책을 읽는 동안은 세상 그 어떤 순간보다 편한 느낌을 전해주었다. 그리고 오기와라 씨의 작은 농장이 궁금해졌다.

작은 땅 위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누에 콩, 순무, 가지 등 직접 보고 싶어졌다.

지극히 사적이고 평범한 이야기지만 내가 받은 위로와 행복감은 특별했다.

"하지 않아도 되는 쓸데없는 일을 하는 것이야말로 아마추어 농사꾼의 즐거움"이라 말하는

오기와라 씨의 농장이 오래도록 지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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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잘레스 씨의 인생 정원 - 복잡한 도시를 떠나 자연에서 배운 삶의 기쁨
클라우스 미코쉬 지음, 이지혜 옮김 / 인디고(글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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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평범한 전원생활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에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투자 상담원으로 일하던 니콜라스는 어느 날 해고 통보를 받게 된다.

앞으로의 인생에 대한 고민을 덜 겸 떠난 스페인 작은 해변 마을에서 80년 가까이

텃밭에서 자연주의 방식으로 채소를 가꾸며 살아온 곤잘레스 씨를 만나게 된다.

그저 말동무나 되어줄 겸 하고 시작했던 밭일이지만 그 일을 통해 니콜라스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돈을 많이 벌고 승진을 하고 그렇게 사는 삶이 최고라 생각했다.

세속적인 성공을 위해 밤낮없이 일했지만 돌아온 건 해고 통보뿐이었다.

하지만 니콜라스는 곤잘레스 씨가 살아온 이야기를 들으며 현실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내 삶도 니콜라스의 삶과 다를 바가 없다. 성공에 대한 정확한 기준도 없이

그저 돈을 많이 벌고 승진해야 성공한다는 생각에 아등바등 살고 있다.

가끔씩 이 끝에 무엇이 있을지 두렵지만 결코 속도를 줄일 수는 없다.

내가 느리가 움직이는 만큼 다른 사람들이 더 빠른 속도로 내 앞을 추월할 것만 같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하지만 곤잘레스 씨의 인생 이야기를 함께 들으며 과연 내가 살고 있는 삶이 정답일지 의문이 들었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기준에 억지로 나를 끼워 맞추고 있는 건 아닐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 있는 삶은 무엇일까.

곤잘레스 씨는 말한다.

"나는 당장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해.

뭔가를 잘 해내고 나면 갈망 따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린다네."

갈망조차 잊어버릴 만큼 내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했을까.

최선을 다하는 척만 했던 건 아니었을까.

세월의 지혜가 던진 물음에 생각이 많아진다.

가끔은 도시를 떠나 자연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비록 직접 떠나진 못했지만 곤잘레스 씨를 만나고 그들의 농사를 읽으면서

땅을 일구고 씨를 뿌리고 열매를 수확하는 그 과정을 바라보았다.

그러면서 자신감이 떨어져 스스로가 초라하다 여기며 했던 고민들에 대한 작은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앞날을 걱정하며 전전긍긍하기보다 현재를 행복하게 잘 살아가기로 다시 한번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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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지밥, 언제나 내 마음대로 즐거워 - 인생만족도 100퍼센트! 마이웨이의 기술
네모바지 스폰지밥 원작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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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네모난 얼굴의 해면동물 스폰지밥이 전하는 유쾌한 인생 살이 충고가 가득한 책이다.

스폰지밥의 파워 긍정 에너지를 전달받을 수 있어서 기운이 펄펄 난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를 좋아할 수 없으니 나대로 당당하게 살아가라는

비키니시티 친구들의 당연한 충고가 오늘따라 내 마음을 울린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걱정으로 가득한 나에게 쓸데없는 걱정일랑 던져버리고

인생 만족도를 최고치로 끌어올리는 긍정의 기술을 전해준다.

늘 긍정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머릿속으로는 생각하지만

현실에서 모든 일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기란 참 어렵다.

올 칼라로 인쇄된 책 속에서 다양한 표정의 비키니시티 친구들을 보니

절로 웃음이 난다. 걱정 없이 천진난만했던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듯 했다.

세상만사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예상치 못한 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질타를 받을 때면 사는 게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머릿속에서 부정적인 생각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사표를 던질까라는 극단의 상황까지 치닫게 된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못한다. 목구멍 끝까지 퇴사하겠다는 말이 올라오지만

먹고살아야 하는 현실 속에 절대 실천에 옮기지 못하게 된다.

그저 그렇게 하루하루 마음속으로 삭히고, 점점 쌓이고, 그러다 언젠가 곪아서 썩겠지만

수많은 직장인들은 그렇게 살아간다.

스폰지밥과 친구들의 충고가 시원한 사이다처럼 다가온다.

긍정의 파워를 뿜어내기 위해 주문을 외쳐보자!

"언제나 내 마음대로 즐거워!"

적어도 주문을 외치는 동안은 근심 걱정 없는 나만의 길을 만들어보자.

오늘도 퇴근길에 마음속에 사표를 썼지만 얼렁 찢어버리고 내일을 기분 좋게 살자.

분명 해가 지지 않는 화창한 날들이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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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심리학
윤현희 지음 / 믹스커피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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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박사인 저자가 화가들의 삶과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그 속에 담긴 심리와 삶에 대해 전해주는 책이다.

평소 그림에 관심이 있거나 심리학을 이해하고자 했던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조금 쉽게 두 분야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그림에 대한 풍부한 설명을 통해 당시의 시대상과 작가들에 대해 폭넓은 이해가 가능하다.

모지스 할머니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할머니 화가의 그림을 통해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볼 수 있고, 작가로만 알고 있었던 헤르만 헤세가 그림을 통해 자기 치유를 했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 수 있다.

또한 헤르만 헤세의 그림에 대한 설명과 칼 융의 심리학 이론을 접목한 분석 치료를 설명하며

예술 창작 과정이 치유 과정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가끔 주말이 되면 전시를 보러 다녔다.

그림이나 사진은 잘 모르지만 뮤지엄이라는 공간이 주는 느낌이 있다.

낯선 것에 대한 호기심과 내 안의 지적 허영심을 채워주는 만족감.

평범한 일상에서 만나는 색다른 취미 등 나름의 이유를 붙였다.

전시를 보는 것이 비록 자기만족일지라도 그 순간, 그곳에서 마음이 풍부해진다는 기분을 갖게 된다.

그 기분이 원동력이 되어 또 다른 내일을 살아가게 해준다.

이 책은 미술과 심리학이라는 서로 다른 학문을 하나로 융합하여 독자에게 지식을 전달해준다.

화가들이 처했던 당시 상황과 연계하여 그림 속에서 사람의 심리를 살펴보고 있다.

예술가의 정신을 통해 다양한 심리적 이론을 이해할 수 있고

자신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권하고 싶은 책이다.

책 속에 담긴 수많은 그림은 또 하나의 선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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