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작은 농장 일기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부윤아 옮김 / 지금이책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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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가 이번에는 채소 농사꾼이 되었다.

하고많은 식물 중에 왜 채소냐고 하면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일본의 국민작가 반열에 오른 오기와라 히로시의 첫 번째 에세이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불평불만이 많은 툴툴대는 아저씨 느낌이 나는 글에 피식하고 웃긴 했지만

내내 작가가 화가 난 건가? 싶은 느낌을 받곤 했다.

역시나 작가의 말에 그 부분이 살짝 언급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더욱 친근감 있게 다가왔다.

친한 아저씨와 투박한 그릇에 담긴 뜨뜻한 차를 마시면서

툭툭대며 이런저런 사는 얘기를 나눈 듯한 기분에 모처럼 편안해졌다.

작가 특유의 지나치리만큼 상세한 농장 일기와 사소한 일상 이야기가 참 편했다.

창작자로써 그만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오는지,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는 솔직한 고백에

터널과 관련한 책을 쓰기 위해 오로지 터널 수를 세기 위한 기차 여행을 떠나는 모습까지

내가 가진 고정관념 속 작가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 흥미로웠다.

어쩌면 옆집에 사는 평범한 아저씨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털털하고 솔직한 그의 이야기에 마음이 풀어진다.

늘 긴장 속에 살고 있는 내게 이 책을 읽는 동안은 세상 그 어떤 순간보다 편한 느낌을 전해주었다. 그리고 오기와라 씨의 작은 농장이 궁금해졌다.

작은 땅 위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누에 콩, 순무, 가지 등 직접 보고 싶어졌다.

지극히 사적이고 평범한 이야기지만 내가 받은 위로와 행복감은 특별했다.

"하지 않아도 되는 쓸데없는 일을 하는 것이야말로 아마추어 농사꾼의 즐거움"이라 말하는

오기와라 씨의 농장이 오래도록 지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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