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을 이겨내는 기술 - 사랑의 실패와 반려동물의 죽음에 대하여 테드 사이콜로지 시리즈
가이 윈치 지음, 이경희 옮김 / 생각정거장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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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인생에서 상실을 경험한 기억은 드물다. 어쩌면 앞으로 경험하게 될

상황이 많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과연 이겨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상실이라고 하면 사랑하는 연인이나 가족이 세상을 떠나는 것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우리가 겪게 되는 상실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연인과 헤어지거나 반려동물을 잃는 것도

상실의 한 형태다. 하지만 이러한 이별은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경향이 있다.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나면 심각한 상심감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에는 공감한다.

실제 내 주위에서도 그런 경험을 한 친구가 있었고 온전하게 그 마음을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친구의 슬픔에 내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던 적이 있었다.

이에 반해 연인 사이의 이별은 상실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겪었던 이별조차 상실이라 느끼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치유 심리학자인 저자는 슬픔이 우리 몸과 뇌가 받게 되는 영향을 설명하고

그로 인해 슬픔이라는 감정에 중독된다고 말한다.

약물 중독자처럼 슬픔에 중독된 이들도 충동적이고 위험한 습관을 반복하게 되다고 말하며

이 책에서는 그런 사람들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연인과의 이별에 아파하는 캐시, 반려견의 죽음에 고통받는 벤, 거절이 두려워 마음을 닫은 로렌.

벤과 로렌의 사례는 친구의 경험과 과거 내 모습과 닮았기에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캐시의 사례는 조금 의아했다. 이미 두 번의 암 투병도 거뜬히 이겨낸 그녀가

왜 6개월간의 연애와 이별에 그토록 상실감을 느껴야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내 공감 능력에 문제가 있는지 걱정되었지만 슬픔에도 중독될 수 있다는 저자의 설명에

조금은 고개가 끄덕여졌다. 슬픔에 중독된다는 개념 자체가 낯설었지만

뇌의 작용을 생각해보면 일리 있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상실을 이겨내기 위해 놓아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희망도 미련도 모두 버려야

진정한 이별을 할 수 있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만 솔직히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 자리에 멈춰있을 수는 없다. 그러니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감을 가지며

사랑이 지나간 자리를 새롭게 채우고 이별을 끝맺음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워보자.

이제 이별이 남긴 슬픔을 꼬리를 자를 시간이다.

마음이 슬픔에 잠식당했다 할지라도 당신이라는 존재까지 그 슬픔에 무너질 필요는 없다. 설령 당신이 준비되지 않다고 느낄 때조차 상심을 이겨낼 힘이 당신에겐 있다. 그리고 당신의 마음을 조절하여 치유의 길로 접어둘 수 있다. 정서적 고통은 영원한 벗으로 곁에 두어서도, 둘 필요도 없다. 당신 힘으로 그 슬픔을 떠나보낼 수 있다.

p. 158-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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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도 통역이 되나요 - 제대로, 유연하게 언어보다 중요한 진심을 전합니다
정다혜 지음 / 지콜론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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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무대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유창한 외국어 실력으로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을 이어주는 매개체.

통역사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이 책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통역사란 직업과 10년 차 통역사의 솔직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통역 대학원 생활, 취업 준비, 영어 공부 방법, 가장 중요한 마인드 컨트롤 방법까지 소개하며

통역의 세계를 알려준다.

각각의 언어가 가진 의미를 최대한 살려서 전달하기까지 완벽에 가까워야 하는 통역사의 이야기가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펼쳐진다. 특히 법률 분야의 통역과 FTA 협상 경험은 흥미진진하다.

언어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통역사를 꿈꿔봤을 것이다.

UN 회의나 정상 회담 같은 굵직한 무대에서 각 나라의 정상들의 말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전한다는 상상만으로도 짜릿한 기분을 느낀다.

하지만 그 과정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삶은 만만치 않다.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순발력을 발휘해야 한다.

무엇보다 단어 하나가 주는 의미 차이로 인해 자칫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말을 전해야 한다.

통역사는 외국어만 잘하면 된다 생각하겠지만 모국어가 우선이라는 말은 들은 적이 있다.

아름답기만 한 통역사의 세계 이면에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치열한 노력이 숨어 있는 것이다.

보이는 모습에 환상을 가지고 있던 이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통역의 현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꽤 오래전 대학 졸업을 얼마 앞두고 과 동기와 통번역대학원 입학 준비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중 외대 통번역대학원 입시 설명회에 참석했고 전공을 살려

전문 통역사가 되고자 하는 꿈을 꾸었다. 결과적으로 나는 전공 관련으로 동기는 다른 전공으로

다른 대학원에 진학했고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다른 동기가

통번역대학원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과연 내가 입학을 했어도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면 끊임없이 자문해본다.

통역이란 언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일이라는 것을 마음에 담는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도 같은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말이 아니라 글이라는

전달 수단의 차이는 있지만 결국에는 서로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책 덕분에 내 직업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직업으로서 통역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p.69 통역사로 일하면서 가장 뿌듯할 때는 누군가 내게 의지하고 있다는 걸 느끼는 순간이다. 그중 법정은 내게 의지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그리고 무겁게 느끼는 곳이다. 피고인들은 내가 자신의 말을 알아들어 주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생각에서인지 가끔은 그 이상으로 나에게 의지하기도 한다. P. 169 한국어를 듣고 한국 사람이 반응하는 것과 동일하게 영어를 듣고 영어를 쓰는 사람들이 반응하도록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 통역의 원리다. 아주 단순한 예시에 불과하지만,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넘나드는 통역 프로세스는 굉장히 매력적이면서도 동시에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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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인문학 살롱 -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살아온 나를 위한 진짜 공부
우재 지음 / 카시오페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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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 불혹의 나이가 되었네요. 세상을 마주하는 기분이 언제부터가 다르게 느껴졌어요. 이 책을 통해 마흔의 나이에 걸맞는 인문학을 배울 수 있을 거 같아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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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으로 생각하는 힘 - 일상의 모든 순간, 수학은 어떻게 최선의 선택을 돕는가
키트 예이츠 지음, 이충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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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 수학이 이렇게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이 책을 통해 법정이든 병원이든 식당이든 우리의 삶에 깊숙하게 관여하는 수학을 만나볼 수 있다.

우유가 빨리 상하는 이유나 괜찮은 식당을 고르는 알고리즘부터

암 진단 결과가 틀릴 가능성과 전염병을 통제하는 방법, 그리고 확률을 잘못 사용하여

두 아이를 잃은 엄마에게 살인 누명을 씌우게 된 사건까지

알아두면 분명 쓸모 있는 수학적 접근법을 소개한다.

어려운 공식이나 개념 없이 수학적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학창 시절 배운 수학 지식 중 사칙연산을 제외하고는 얼마나 쓸모가 있을까 궁금했다.

이과를 전공했지만 도통 친해질 수 없는 수학에 늘 골머리를 앓았다.

하지만 이 책에 소개된 방식으로 수학을 접근할 수 있다면 수학에 대한 선입견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시간 체계의 a.m.과 p.m. 을 혼동하여 공항에서 14시간을 기다려야 했던

경험을 이야기하고 비만을 측정하는 공식의 문제점과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더 빠르게 흘러간다고 느끼게 되는 이유 등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거나 관심을 갖는 문제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설명한다.

진단 검사 시 발생하는 거짓 양성이나 거짓 음성의 가능성을 알려주고

혹시라도 양성 판정을 받았을 경우 차분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해준다.

저자는 지금 겪고 있는 팬데믹 상황을 빨리 탈출할 수 있는 방법 또한

수학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친절하고 흥미로운 설명은 앞으로 경험하게 될지도 모를 상황을 수학적으로 생각하여

미리 대비할 수 있는 든든한 보호막을 형성해 줄 것이다.

훌륭한 이야기꾼이 소개하는 실제 사건 덕분에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수리역학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바로 여기에 있는데, 실제 세계에서 실행할 수 없는 시나리오들을 시험하는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면서 때로는 놀라우면서도 직관에 반하는 결과를 내놓는다.

p.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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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픈 구두는 신지 않는다
마스다 미리 지음, 오연정 옮김 / 이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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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구두를 신은 게 언제였을까.

기억으로는 작년 늦가을 동생 결혼식 때 신었던 9 cm 힐이 마지막이었을 것이다.

작지 않은 키임에도 늘 굽이 높은 구두를 선호했다. 그 때문에 내 발에는 늘 반창고가 붙어 있었다. 어른이기에 감내해야 하는 아픔이라 여기며 당연하게 생각했다.

그런던 내가 지금 가장 즐겨 신는 신발은 슬립온이다.

신고 벗기 편할 뿐만 아니라 굽도 낮고 가벼워서 활동성도 좋다.

일정 나이를 지나고 나니 싫은 일보다는 내게 맞는 일을 찾게 된다.

마스다 미리처럼 말이다. 보이기 위해서 보다는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 한다.

그녀의 평범한 일상을 들여다보며 아직도 내가 어른으로 커가는 중이라는 걸 깨닫는다.

일상에서 발견한 특별한 순간을 행복하게 보내고 나이 드신 부모님과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

그녀의 삶을 보면서 곧 다가올 미래의 내 모습에 대입해 본다.

더 이상 타인과 나를 비교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더 집중한다.

익숙한 것에 편안함을 느끼고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알아가면서

그렇게 어른이 되어 가는 것이다.

그녀의 일상 사이에 펼쳐지는 여행 이야기 또한 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여행을 떠나는 일 조차 힘겨운 현실에서 지난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며

그녀의 여행 이야기를 즐기게 된다. 이렇게 잠시나마 낯선 곳으로 함께 떠나본다.

늘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그녀의 이야기에 기분 좋은 미소가 지어진다.

진짜 어른은 어떤 모습일까. 다시 만날 그녀의 이야기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p. 46 '디저트 배는 따로 있다'라는 말은 대체 누가 생각했을까? 멋진 카피다. . p. 55 나 자신에게 지고 싶지 않아,라는 말을 종종 듣는데, 지금의 내가 바로 그 상황. 하지만 이겼다 한들 그래서? 승패를 결정하는 심판 또한 '나'인 것을. . p. 69 가장 좋아하는 OO를 끊임없이 질문받는 우리들. 그 대답에 따라 무엇인가가 평가된다. 그게 싫어 얼버무리곤 하지만, 원래는 좀 더 부담 없이 대답할 수 있는 일 아닐까. 그래서인지 여행지에서 '제게 가장'을 알러준 그가 묘하게 반가웠다. . p. 90 <한국에서 3박 4일> 비 오는 날 먹는 음식. 왠지 낭만적이다.... 오늘은 비가 오려나, 부침개가 먹고 싶어지네, 짬뽕도 좋겠지. 빗소리를 들으면 먹고 싶어지는 음식이 있다는 것이 조금은 부러웠다. . p. 112 푸드코트에서 일어나던 그 순간 보고야 말았다. 맞은편 자리에 앉은 서른 남짓의 여성이 혼자 생맥주를 마시고 있었는데, 안주는 웬걸 소프트아이스크림. 맥주와 소프트아이스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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