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일보 송가을인데요
송경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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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때보다도 언론 개혁이 시급한 이 시대에 비록 소설에서지만 기자로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사건의 진실을 향해 고군분투하는 열혈 기자를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다.

또한 우리 사회에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소설 속에서 실감 나게 보여주며

초짜 기자가 베테랑 기자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송가을 기자가 경찰팀을 시작으로 법조팀을 거쳐 탐사보도팀으로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면서 보여준 우리 사회의 단면은 안타까우면서도 씁쓸함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서민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겠다던 저축은행 회장은 명품 구두에 흙이 묻을까

비닐봉지로 싸매고 있던 사기꾼이었고 법정에서 눈물을 흘리며 죄를 뉘우치는 척했던

중학생들은 천하의 악마였으며 정치인의 뇌물 재판이 한창인 법정에서 검사와 변호사는

법정 안에서 증거를 가지로 유무죄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법정 밖에서 언론 플레이를

사주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송가을 기자의 취재기를 통해 만나 본 대한민국은 참 웃프다.

이토록 언론과 현실을 솔직하게 다룬 소설은 오랜만이다.

포털 사이트에서 뉴스 기사를 클릭할 때면 대한민국에 소위 말하는 '기레기'가 아닌 진정한 기자가

남아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표현을 종종 듣는데

이건 완전히 한쪽으로 치우쳤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다. 그래서인지 송가을 기자가 

현실에도 꼭 있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 든다.

죄송한 게 너무 많은 세상에서 좀 덜 죄송하고 싶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기사를

쓰고 싶다는 송가을 기자. 그녀의 취재 분투기를 읽으며 마음 한구석에서 짜릿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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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답게 나이 들기로 했다 - 인생에 처음 찾아온 나이 듦에 관하여
이현수 지음 / 수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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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하게 각자가 원하는 대로 나이 듦을 맞이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이제 만 나이로도 40대에 들어서면서 조금씩 나이 듦을 느낀다.

나이 듦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자연의 법칙에 따라 언젠가는

경험하는 일이라 생각했지만 막상 스스로 느끼게 되니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신체적 나이 듦을 느끼게 될 때면 이제 내가 정말 중년으로 들어서는구나라는 생각이

온몸을 지배하고 마음에 우울함을 남겨둔다. 아직 하고 싶은 일도 해야 할 일도 많은데

나이만 먹은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심리학 박사가 쓴 이 책은 이러한 두려움과 당황스러움을 현명하게 풀어나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처음 겪은 '늙음'을 유연하게 대처하고 내면의 평화를 유지하여

앞으로의 인생에서 우선순위를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은 물론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일상적인 습관과 언젠가 닥쳐올 죽음을 평안하게 맞이할 수 있는 방법까지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중년 이후 관리를 위한 운동과 식습관은 물론 건강 보조제를 먹을 때 유의해야 할 점,

수용과 감사로 마음을 위로하고 건강한 노년을 위한 치매 예방법을 알려준다.

인생의 중반기에 들어서면서 건강한 노화를 향한 준비도 함께 시작해야 한다.

젊은 날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세상을 바라보는 각자의 관점이 확고해지고

우리 사회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나이 듦에 대한 생각도 점차 커져만 가고 있다.

40대가 되면 내가 있는 세상이 달라질 줄만 알았다. 인생에 드라마틱 한 변화의 바람이

몰아칠 줄만 알았다. 그러나 내 삶은 그저 잔잔한 물결처럼 시간에 따라 고요히 흘러갔다.

시간의 흐름에 맡겨 수동적으로 살고 싶지는 않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이 듦을 맞이하고 싶다.

이 책을 통해 병원에 가지 않고도 몸과 마음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고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미래를 마주하려 한다.

인생에서 좀 더 완벽한 완결을 원한다면 저자가 알려주는 방법을 실천해보자.

'첫 늙음'을 현명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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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패배, 그리고 교훈 - 루 홀츠, 인생에 꼭 필요한 네 가지
루 홀츠 지음, 이종민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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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축구의 전설 '루 홀츠'의 치열한 인생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지독하게 가난했고 체구도 작고 말까지 더듬던 어린 소년은 비록 미식축구 선수로

1년 밖에 뛰지 않았지만 이후 무려 44년간 코치로 재직하면서 수많은 팀을 정상에 올렸다.

가난했지만 주변 사람들의 사랑 덕분에 미래를 꿈꿀 수 있는 풍요로운 교육을 받았다고

고백한다. 가난도 신체적 약점도 미식축구를 향한 그의 열정을 막을 순 없었다.

그는 스스로를 금수저라 말한다. 지하 창고에서 태어났고 침대가 하나뿐인 집에서 부모님과

동생까지 함께 자야 했으며 초등학교 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지만

힘든 환경 덕분에 공부하고 일할 의지를 갖게 되었기 때문에 금수저라 말한다.

루 홀츠는 환경에 굴복하지 않고 온 힘을 다해 세상을 향해 달려갔다.

코치로서 실수는 사과하고 모든 사람을 공정하게 대했다.

지도자로서 그의 능력은 최고였다. 수석코치로 통상 294승을 거뒀고 명실상부 미국 최고의

지도자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극찬하기도 했다. 그런 삶의 자세가 최고의 미식축구

코치로서 커리어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망설인다.

그리고 그 순간 내린 결정은 각자의 인생에서 성공과 실패를 갈린다. 루 홀츠는 말한다.

선택은 오롯이 자신의 책임이며 잘못된 선택일지라도 타인을 비난하지 않는다면

성공을 향한 청사진을 가질 수 있다고.

그는 치열한 삶을 살아가면서 열다섯 가지 교훈을 깨닫게 된다.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깨달은 교훈을 이 책을 통해 진솔하게 전달한다.

그리고 그 교훈을 바탕으로 현재는 동기부여 강사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가 깨달은 교훈 대부분이 마음속에 깊숙하게 박힌다.

'배움 없는 삶은 단 하루도 의미가 없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

'누구에게나 기대를 걸 만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등 삶이 답답하거나 길이 보이지 않을 때

정답을 찾을 수 있는 실마리를 충분히 얻을 수 있는 교훈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식축구의 전설로 통하는 저자가 전해주는 진솔한 삶의 이야기는

희망을 찾고 싶은 누군가에게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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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인 러브
마르크 레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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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내가 무슨 경험을 했는지 아빠는 알고 있어요?

아빠가 가장 먼저 웃을 거예요.

너무 무서웠지만 아빠를 봐서 좋았어요.

이상한 꿈이었다고 하더라도.

p. 31-32

피아니스트 '토마' 앞에 나타난 아버지의 유령. 돌아가신 지 5년이 지나

유령의 모습으로 등장한 아버지는 아들에게 황당한 부탁을 한다.

살아생전 이루지 못한 '카미유'와의 사랑을 이제라도 이룰 수 있게 도와달라고.

아버지가 유령으로 나타난 것도 황당한데 엄마가 아닌 다른 여자와의 사랑을 이루고 싶다니.

애써 무시해보려 했지만 결국 아들은 아버지 유령과 함께 파리를 떠나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갔다.

시작부터 독특했다. 첫눈에 반한 첫사랑과 저승에서라도 사랑을 이루고 싶다는

엉뚱한 부탁이 신선했다. 아들은 어떤 마음으로 아버지의 도움에 응했을까.

다음 연주회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아버지 유골함을 들고 장거리 비행까지 해야 하다니..

두 사람이 함께하는 여행이 무척이나 기대됐다. 특히 진지함과 유머러스함을 오고 가는

아버지의 언변은 유령의 존재를 다소 귀엽게 만들어 준다.

토마는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해서 카미유의 장례식장을 찾아갔고

우연히 카미유 장례식의 연주를 하게 되고 그녀의 딸 마농을 만나게 된다.

이 기막힌 여행은 시종일관 유쾌하다. 아버지와 아들이 주고받는 티키타가 대화도 경쾌하고

사랑에 대한 설렘과 가족들 간의 서로 걱정하는 마음을 모두 느낄 수 있다.

토마는 아버지와의 여행을 통해 인생을 대하는 새로운 태도를 갖게 된다.

그리고 어쩌면 옛사랑의 상처를 보듬어 줄 새로운 사랑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잔잔하면서도 판타지가 가미된 기분이 좋아지는 로맨틱 코미디 소설이다.

언젠가 내게도 이런 사랑이 찾아오기를 기대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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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숍
레이철 조이스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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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국의 항구 도시 유니티스트리트를 배경으로 소박한 가게를 꾸려나가는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통해 음악을 들으며 설레는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문신 가게, 종교 관련 가게, 형제 장의사, 음반 가게 등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거리에서

가게 주인들은 가깝게 지내며 서로 의지하고 도우며 일상을 지내고 있었다.

그러다 이 마을에도 개발바람이 불어왔다. 가뜩이나 인근 번화가의 대형 상점에 손님들을

빼앗겨 하루 운영도 힘든 판국에 부동산 개발 회사는 이 마들을 통째로 사들이고자

가게 주인들에게 접촉하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프랭크의 음반 가게도 있었다. 그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함께 살던 집을 내놓고

밴을 타고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녔다. 그렇게 도착한 곳이 바로 유니티스트리트였다. 그

에게는 누군가 찾고 있는 음악이 있다면 반드시 찾아주는 재능이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에게 음악과 음악가에 관한 이야기를 매일 듣고 자란 영향으로

음악을 통해 마음의 상처를 위로하고 치유해 준다.

어느 날 프랭크의 가게 쇼윈도 앞에 녹색 코트를 입은 아리따운 여성 일사가 갑자기 쓰러졌다.

그때부터 프랭크의 마음에 사랑의 기운이 스며든다. 과거 실연의 아픔으로 다시는 사랑을

하지 않겠다던 프랭크에게 설렘이 찾아왔다. 두 사람은 일주일에 한 번씩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서로에 대한 마음을 더욱 키워만 간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오래가지 못했다.

직원의 실수로 오랜 삶의 터전을 잃고 사랑마저 떠나보낸 프랭크는 긴 세월 방황하게 된다.

21년 후 일사는 잃어버린 사랑을 찾기 위해 프랭크를 찾아 나선다.

그리고 음악은 두 연인이 다시 마주 볼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책을 읽으면서도 음악이 들리는 것만 같은 기분 좋은 착각에 빠질 수 있다.

프랭크는 어느 날 가게에 찾아온 쇼팽만 듣는 중년 남자에게 '아레사 프랭클린'의 노래를 들려준다.

나 또한 이 노래를 찾아 들으며 이야기에 집중했다. 그 덕분에 유니티스트리트와 그곳의 사람들이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려졌다. 이제 막 LP 판의 매력을 알게 되면서 왜 프랭크가 그토록 LP만을

고집했는지도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등장인물이 가진 각각의 사연에서 안타까움과

연민을 느끼고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 이들의 모습에 따스함과 용기를 얻는다.

음악과 책이 오롯이 하나가 되어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기분 좋은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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