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을 선물합니다 - 수많은 카페 사이에서 선택받는 공간이 되는 방법
이림.최현규 지음 / 도서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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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커피를 마시는 건 일상이 되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커피를 마시고 있다.

내가 사는 작은 동네에도 한 집 건너 하나씩 카페가 문을 열고 닫는다.

새것이라는 호기심에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지만 얼마 후 그곳의 흔적은 사라지곤 한다.

수많은 프랜차이즈와 개인 브랜드 사이에서 살아남은 카페들은 어떤 특색이 있을까.

이 책에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커피와 디저트, 공간을 매개로 소비자를 위한 경험을 설계하고 미적 깨달음을

선사하는 브랜드, 이미커피의 대표다. 10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카페를 운영하고 현재는 총 4 군데

매장을 이끌며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이들에게 조언을 해 준다.

이 책에서는 카페 창업의 현실을 여과 없이 가혹하리만치 냉정하게 이야기한다.

저자는 카페란 소비자에게 '비일상을 선물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생존을 위해 정해진 일상을 살고 있는 이들에게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어주고

휴식처가 되어줄 수 있는 공간이 되어 감정적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총 4부로 나누어 카페 창업의 현실, 창업을 우선되는 구조 만들기, 차별화 전략,

그리고 브랜딩의 의미와 필요성에 대해 설명한다.

카페는 삶의 여유와 낭만을 사람들에게 공짜로 나눠주는 곳이 아닙니다. 삶을 영위하는 것, 생계를 유지하는 것 또한 숭고한 일입니다. 사장은 돈 버는 일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p. 42

읽을수록 저자의 말에 공감하게 된다. 특히 일을 지속하기 위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은

일을 대하는 내 생각과도 비슷하다. 커피 맛만 좋아서는 성공할 수 없으며 소비자에게 주목하고

소비자가 기대하는 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해야 하는 이유를 이야기한다.

내가 가끔씩 집 근처의 카페를 가거나 시간을 들여 유명한 카페를 찾아가는 건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삶에 생동감을 주기 위해서다.

맛과 분위기에 취해 그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고 공유하면서 내 경험을 타인에게 선물한다.

이 책을 다 읽은 후 "카페나 해볼까?"라는 말이 얼마나 무책임한 말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카페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이 책을 꼭 읽어보라 말하고 싶다.

넘쳐나는 카페 시장에서 살아남는 전략을 세우고 이윤을 창출하고 능력 있는 사장이 되기를

바란다면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특별한 경험이 주는 찰나의 행복에 주목하여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다면 좋아하는 일을 오랫동안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세상에 없는 무엇을 창조해 내겠다는 생각보단 어떻게 하면 익숙하고 좋아하는 것들을 다르게 해 볼까 고민하다 보면 의외로 멋진 것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P.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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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나는 타이어
이케이도 준 지음, 권일영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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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기업이면 무슨 일을 해도 용서받을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그려낸 일본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작가 이케이도 준의 소설로 부정을 감춘 대기업과

이에 도전하는 중소 운송회사의 치열한 대결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케이도 준의 소설은 현실과 소설의 경계를 명확하게 그을 수 없는 현실감을 가지고 있다.

이 소설 또한 사회파 소설로서 기업 간의 현실감을 실감 나고 명쾌하게 풀어낸다.

소설은 엄마의 죽음을 슬퍼하는 남편과 어린 아들의 상황으로 시작한다.

어느 날 달리던 트레일러에서 타이어가 빠져 길을 지나가던 모자를 덮쳤고,

그 사고로 어린 아들은 경미한 상처를 입었지만 엄마는 세상을 떠나게 된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트레일러의 제조사인 호프 자동차와 사고 트레일러의 소유주인

아카마쓰 운송의 싸움이 시작된다.

아카마쓰 운송은 사고의 책임을 통감하면서도 정비 불량이 사고 원인이라는 주장은

납득할 수가 없다. 하지만 대기업 그룹이 호프 자동차의 공격은 점차 중소 운송회사인 아카마쓰 운송을 위협해 온다. 주거래 은행인 호프 그룹 계열사인 호프은행에서는 갑작스럽게 대출 상환을 요구하고 경찰의 압수수색이 이어졌으며 이 사건은 도쿠로 사장의 가족들에게까지 불이익을 주게 된다. 점차 벼랑 끝으로 몰리던 상황에서도 도쿠로 사장은 사건의 진상을 알아내기 위해 발 벗고 나서며 이미 비슷한 사고가 여러 건 발생했다는 사실을 찾아낸다.

버리는 신이 있다면 도와주는 신도 있다더니.

p. 719

소설에 들어가기 전에 '등장인물 관계도'를 먼저 보게 된다.

압도적인 등장인물 수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막힘없이 시원하게 전개된다.

달리던 트레일러에서 타이어가 빠지는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중심으로

주인공인 아카마쓰 운송의 입장은 대립하는 많은 사람들의 관점이 이어진다.

대기업은 구조적 결함을 알면서도 은폐하려 하지만 거대한 조직 내에서는 순응과 저항이라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중소 운송회사도 자신들의 정비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불안한 미래와 열악한 경제적 상황 탓에 새로운 직장으로 옮기려는 사람들이 있다.

작가는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인물 중심으로 사건을 풀어내면서 이야기에 입체감을 실어준다. 이러한 대결 구도의 이야기를 읽을 때면 기대하는 바가 있다. 선의 승리와 악의 몰락.

엄청난 페이지 수에도 불구하고 지루함을 느낄 새 없이 단숨에 읽을 수 있었던 건 결말에 대한 기대치 때문이다. 그리고 일본 최고의 스토리텔러인 이케이도 준 작가는 통쾌한 한 방으로

소설의 재미와 감동을 극대화하며 기대치를 백 퍼센트 만족시켰다.

상식이 통하지 않고 부정이 난무하는 현실의 답답함을 속 시원하게 뚫어준 소설이다.

멈춰서는 안 된다. 전진해야만 한다. 가족과 회사, 그리고 직원이 있는 한. 언젠가 이 고통스러운 싸움은 반드시 끝난다. 끝내겠다. 그러니깐......

그러니 제발, 나를 따라와 줘!

p. 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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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나는 타이어
이케이도 준 지음, 권일영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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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을 향한 동네 중소 운송회사의 작지만 큰 반격!! 이케이도 준이 보여줄 감동의 스토리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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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지 않아
스미노 요루 외 저자, 김현화 역자 / ㈜소미미디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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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가상을 초월하여 '가고 싶지 않은' 마음을 다양한 이야기로 담아낸 소설이다.

여섯 작가는 각자의 시선으로 가고 싶지 않은 마음을 보여준다.

어린 시절엔 학교에, 성인이 되어서는 직장에, 어쩔 수 없는 약속에 가고 싶지 않아

나 홀로 몸부림쳤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어떤 날은 출근하면서 퇴근하고 싶다는 말을 했던 기억도 있다.

이렇게 특별한 이유가 있거나 없이 갑자기 사라지는 마음을 작가의 개성이 담긴 시선으로 그려낸다.

지금의 나에게 '가고 싶지 않은' 마음은 일상을 깨뜨리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이다.

오랜 시간 나름의 규칙으로 만들어진 내 세계가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게 싫다.

어긋난 일상을 다시 원래의 일상으로 바르게 맞추기 위해서는 그만큼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힘겨웠던 지난 시간을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점점 커진다.

이제는 그저 익숙한 일상을 유지하며 평온하게 살고 싶다.

그러한 마음을 떠올리며 작가들의 개성 어린 시선을 따라가 본다.

여섯 가지 이야기는 닮은 듯 다른 우리의 삶을 보여준다.

특히 오쿠다 미카코의 <종말의 아쿠아리움>이 가장 인상 깊었다.

타인의 시선에 내 세계가 무너지는 듯한 기분을 느꼈을 때

그리고 그 순간을 지나온 경험을 생각하면서 주인공 가오의 심리를 이해할 수 있었다.

현실의 공간에서든 불안정한 미래의 순간이든 누구나 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그런 순간에 누군가 내게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서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면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유 없이 손가락 하나 까딱하고 싶지 않은 그런 날에

한심스러운 눈빛과 게으르다는 핀잔을 들으면 우울한 기분에 허우적 될 것만 같다.

다른 취향을 인정하지 않고 각자의 취향만을 강요당한다면 그 순간을 견딜 수 있을까.

꼭 무언가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 그래도 된다고 말해주는

이야기가 그저 좋다. 어른을 위한 동화 같은 이야기가 가득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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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일록의 아이들
이케이도 준 지음, 민경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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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도쿄 외곽에 위치한 도쿄제일은행 나가하라 지점에서 벌어지는 열 개의 사건을

연작 단편으로 보여주는 미스터리 소설이다.

제목의 '샤일록'은 셰익스피어 희곡 <베니스의 상인>에 등장하는 고리대금업자의 이름으로,

은행이라는 냉혹한 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은행원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각각의 이야기는 한 사건을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는 추리 소설의 매력에 빠져들게 만든다.

소설은 등장인물들 각자의 사연을 보여주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직장인들의 모습을

그려낸다. 이들은 승진과 실적이라는 직장인의 굴레에 갇혀서 하루하루를 버텨간다.

이 부분에서 묘한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과거 직장 생활 경험이 떠오르면서 은행원들의 사정에 몰입할 수 있었다.

특별한 일은 없지만 나름의 갈등이 존재하는 은행에서 어느 날 현금 100만 엔이 사라졌다.

그리고 이 사건의 진범을 찾으려 조사에 나선 니시키가 실종된다.

독립적이라 여겼던 열 개의 단편은 두 가지 사건을 중심으로 커다란 퍼즐을 완성하면서

현금 도난과 은행원 실종 사건의 진실을 보여준다.

출세에 눈이 먼 관리직이나 실적주의를 맹신하는 직원들, 그럼에도 원칙과 신념을 내세우는

젊은 직원과 권위적인 감사실 직원까지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얽히고설켜 멋진 블랙 코미디

한 편을 완성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엔터테인먼트 작가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은행이라는 공간에

배치하여 조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우리의 현실을 보여준다.

현금이 사라지고 직원이 실종되어도 은행은 정상적으로 영업을 한다.

고객의 호기심 어린 눈빛에도 웃는 얼굴로 금융 서비스를 대접한다.

희비가 교차하는 상황에서도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흔들림 없이 하루를 살아내는 직장인들의 삶을 보면서 각자가 하나의 톱니바퀴가 되어 서로 제대로 맞물려야만 조직이 원활하게 굴러간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진실이 밝혀지고 난 후 씁쓸한 결론에 마냥 웃을수는 없지만

올해 영화와 드라마가 동시에 확정되었다고 하니

영상을 통해 다시 한번 소설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라는 점에서 기대가 된다.

당신들 중에 현금 도난과 니시키 실종의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이 분명히 있어...... 그 말이 몇 번이나 목구멍까지 치올랐다.

p.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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