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나는 타이어
이케이도 준 지음, 권일영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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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기업이면 무슨 일을 해도 용서받을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그려낸 일본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작가 이케이도 준의 소설로 부정을 감춘 대기업과

이에 도전하는 중소 운송회사의 치열한 대결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케이도 준의 소설은 현실과 소설의 경계를 명확하게 그을 수 없는 현실감을 가지고 있다.

이 소설 또한 사회파 소설로서 기업 간의 현실감을 실감 나고 명쾌하게 풀어낸다.

소설은 엄마의 죽음을 슬퍼하는 남편과 어린 아들의 상황으로 시작한다.

어느 날 달리던 트레일러에서 타이어가 빠져 길을 지나가던 모자를 덮쳤고,

그 사고로 어린 아들은 경미한 상처를 입었지만 엄마는 세상을 떠나게 된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트레일러의 제조사인 호프 자동차와 사고 트레일러의 소유주인

아카마쓰 운송의 싸움이 시작된다.

아카마쓰 운송은 사고의 책임을 통감하면서도 정비 불량이 사고 원인이라는 주장은

납득할 수가 없다. 하지만 대기업 그룹이 호프 자동차의 공격은 점차 중소 운송회사인 아카마쓰 운송을 위협해 온다. 주거래 은행인 호프 그룹 계열사인 호프은행에서는 갑작스럽게 대출 상환을 요구하고 경찰의 압수수색이 이어졌으며 이 사건은 도쿠로 사장의 가족들에게까지 불이익을 주게 된다. 점차 벼랑 끝으로 몰리던 상황에서도 도쿠로 사장은 사건의 진상을 알아내기 위해 발 벗고 나서며 이미 비슷한 사고가 여러 건 발생했다는 사실을 찾아낸다.

버리는 신이 있다면 도와주는 신도 있다더니.

p. 719

소설에 들어가기 전에 '등장인물 관계도'를 먼저 보게 된다.

압도적인 등장인물 수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막힘없이 시원하게 전개된다.

달리던 트레일러에서 타이어가 빠지는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중심으로

주인공인 아카마쓰 운송의 입장은 대립하는 많은 사람들의 관점이 이어진다.

대기업은 구조적 결함을 알면서도 은폐하려 하지만 거대한 조직 내에서는 순응과 저항이라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중소 운송회사도 자신들의 정비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불안한 미래와 열악한 경제적 상황 탓에 새로운 직장으로 옮기려는 사람들이 있다.

작가는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인물 중심으로 사건을 풀어내면서 이야기에 입체감을 실어준다. 이러한 대결 구도의 이야기를 읽을 때면 기대하는 바가 있다. 선의 승리와 악의 몰락.

엄청난 페이지 수에도 불구하고 지루함을 느낄 새 없이 단숨에 읽을 수 있었던 건 결말에 대한 기대치 때문이다. 그리고 일본 최고의 스토리텔러인 이케이도 준 작가는 통쾌한 한 방으로

소설의 재미와 감동을 극대화하며 기대치를 백 퍼센트 만족시켰다.

상식이 통하지 않고 부정이 난무하는 현실의 답답함을 속 시원하게 뚫어준 소설이다.

멈춰서는 안 된다. 전진해야만 한다. 가족과 회사, 그리고 직원이 있는 한. 언젠가 이 고통스러운 싸움은 반드시 끝난다. 끝내겠다. 그러니깐......

그러니 제발, 나를 따라와 줘!

p. 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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