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름은 어디에
재클린 부블리츠 지음, 송섬별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5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살한 엄마와 얼굴도 모르는 아빠. 혼자가 된 앨리스는 열여덟 살이 되자 위스콘신을 떠나

뉴욕에 온다. 소녀에겐 600 달러와 라이카 카메라가 전 재산이었다. 그녀는 뉴욕에서 머물게 된

집주인 노아의 도움으로 사진학교에 필요한 포트폴리오를 준비하기 위해 뉴욕의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비가 억수같이 퍼붓던 어느 날, 허드슨 강가에서 강간당한 끝에 살해당한다.

비를 맞으며 리버사이드 파크에서 조깅을 하던 루비는 허드슨 강가에서 살해된 한 소녀의 시신을

발견한다. 신원을 알 수 없는 소녀는 '제인'이라는 가명으로 불리게 되고 시체를 발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루비는 소녀의 이름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소설은 두 여자의 시점을 교차하며 전개된다.

앨리스와 루비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 뉴욕으로 향한다.

사진작가라는 미래를 꿈꾸고 약혼녀가 있는 그와의 만남을 끝내려는 두 여자의 목표는

무자비한 폭력 앞에 무너지게 된다.

작가는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기보다는 피해자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기존의 추리소설과는 다르게 피해자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점이 신선했다.

일면식도 없던 두 사람이지만 피해자와 목격자라는 관계 속에서 깊은 연대감을 느끼는 점도

공감할 수 있었다. 어쩌면 루비는 목격자로서의 죄의식 때문인지도 모른다.

조금만 더 빨리 그곳을 지나갔다면 어린 소녀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거라는

후회와 자책감에 이름을 찾아주고 싶었을지 모른다.

루비는 그렇게 앨리스의 삶에 다가가게 된다.

소설을 읽다 보면 앨리스가 죽게 된 어처구니없는 이유에 분노가 치민다.

단지 기분을 상하게 했다는 이유로, 질문에 친절하게 대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허망하게 목숨을 빼앗긴 앨리스의 인생은 누가 보상해 줄 수 있을까.

왜 이렇게 세상이 폭력적이고 비극적으로 변하게 되었을까.

여성뿐만 아니라 누구나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올 권리가 있다.

분노와 증오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이 당연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개인과 국가가 노력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만약 앨리스가 살해당하지 않았다면 열여덟 살의 소녀와 서른여섯 살의 여자는

친구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마지막 부분의 두 사람의 대화가 더욱 슬프게 다가온다.

작가가 던지는 메시지에 공감하며 더 이상 이런 끔찍한 사건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본다.

내가 살아 있었더라면, 누군가가 그날 아침 나를 죽일 마음을 먹지 않았더라면 우리가 뉴욕에 있는 동안 내내 서로를 찾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을 텐데. 우리는 결국 만나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텐데.

p. 45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꽃으로 살다 - 짧지만 강렬하게 살다 간 위대한 예술가 30인의 삶과 작품 이야기
케이트 브라이언 지음, 김성환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뛰어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짧은 생애를 살다 간 예술가 30인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이다.

키스 해링이나 빈센트 반 고흐처럼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예술가부터

낯선 이름의 예술가들까지 그들이 남긴 찬란했지만 처절했던 예술가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천재적 재능을 시기한 신의 질투 때문이었을까.

이 책에 소개된 예술가들은 한창 활동하던 시기에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영원히 잊히지 않을 이름과 작품을 우리에게 남겨주었다.

소위 젊은 천재들은 작품을 통해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기도 하고

행복을 창조하고 사람들과 교감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다.

죽음을 예감하든 예감하지 못하든 각자가 처한 환경에서 치열하게 삶의 불꽃을 태웠다.

이 책에 소개된 예술가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사람은 '고든 마타클라크'였다.

처음 알게 된 예술가이기도 하지만 그가 남긴 물리적 작품이 없다는 사실이 충격이었다.

오로지 기록물로만 작품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마타클라크는

주로 건물을 자르는 행위로 작품을 남겼다. 처음 들었을 땐 언뜻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말 그대로 건물을 반으로 잘라 양쪽으로 살짝 벌어지도록 갈라 놓았다.

책에 실린 사진이 아니었다면 믿지 못했을 것이다.

마타클라크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뉴욕에서 황폐해진 지역이 방치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

비판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의 예술적 잔재는 현재까지 많은 젊은 예술가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제 막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되었기에 요절한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은 흥미로웠다.

익숙한 이름보다는 생소한 이름들이 더 많았지만 시대를 앞서간 이들의 이야기는

호기심을 충족하기에 충분하였다. 비록 이들의 육체는 죽음으로 사라졌지만

예술가들의 이름과 남겨진 작품은 영원토록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된 모든 예술가를 위해 우리는 그들이 남긴 불꽃을 다음 세기까지 지켜 내야 한다. 역사는 불안정한 영역이므로 이 과업에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관락객으로서 우리는 창작자를 대신해서 작품을 보호하고, 우리에게 그토록 아름답게 말을 걸어오는 이 예술품들이 미래 세대에게 잊히지 않도록 공동의 책임을 지닌다.

p. 30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말의 시나리오 - 어떤 말은 삶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준다
김윤나 지음 / 카시오페아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각자의 말 습관에는 지나온 삶이 보인다.

과거의 경험과 기억으로 만들어진 말의 패턴에는 고유한 특성이 담겨 있다.

저자는 상대와의 대화가 불편하고 인간관계가 어려운 이들에게

각자의 말의 시나리오를 검토해야만 하는 필요성을 설명한다.

또한 말속에 숨겨진 감정과 욕구를 요구를 이해하고 자신 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자기감을 회복하는 연습을 도와준다.

각자가 가진 말 습관에는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어떤 이는 '그만'이라고 말하지 못하고 어떤 이는 상대의 말에 과하게 반응한다.

죄책감과 책임감에 희생이 미덕이라 여기며 모든 책임을 떠안으려 하기도 하고

칭찬과 인정에 굶주린 듯한 태도로 인정 어린 말 한마디에 죽어라 일하기도 한다.

말의 시나리오에는 각자가 가진 결핍을 충족하려는 간절한 갈망이 내재되어 있다.

저자는 말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기다움을 지키려는 이들의 심리를 파악하고

상황에 맞는 해법을 제시하면서 어른이 되어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우리는 말을 통해 서로 관계를 맺고 다툼을 조율하고 함께 하는 방법을 찾는다.

이 과정에서 자꾸만 비슷한 삶이 반복된다면 각자의 말을 돌아봐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내 말 버릇에 대해 생각해 봤다.

나는 희생, 인정 그리고 결함 시나리오를 모두 가지고 있었다.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책임을 지며 통제해야 하고

'역시 최고'라는 말을 듣기 위해 죽어라 일하면서도 스스로에게 가혹한 평가를 내린다.

내가 가지는 열등감과 무가치함은 과거 직장 생활의 부작용이다.

그로 인해 퇴사를 결정했고 혼자 일을 하면서 어느 정도 치유되었다 믿었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채 마음의 상처로 남아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해법을 따라 해 볼 수밖에 없다.

저자는 말을 멈추어야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멈춘다는 것은 알아차린다는 의미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들여다보고

온전히 이해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저자는 이를 내부 지향 시나리오라고 말한다.

이를 통해 말하기 기술보다는 말하는 내용에 집중하고 각자의 삶을 자신있게

이끌어갈 수 있는 동기를 부여받을 수 있을 것이다.

책에 소개된 다양한 사례를 읽고 내 경험과 비교하면서 실수에 자책하지 않고

극도로 불안해하지 않으려 노력하려는 태도를 인지하고 말의 시나리오는 물론

삶의 시나리오까지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보는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구원자의 손길
치넨 미키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6월
평점 :
절판


긴박한 의료 현장을 배경으로 한 감동 스토리가 기대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생의 소중한 것들을 되돌아 보는 마법같은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