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가 왔습니다
조피 크라머 지음, 강민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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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의 배신으로 사랑을 믿지 않는 경제 전문 기자 스벤의 핸드폰에 우연히 문자 하나가 전송된다. '샤샤'라는 발신인이 보낸 이상한 문자는 그의 삶을 바꿔 놓게 된다. 열렬히 사랑했던 연인의 죽음으로 사랑을 잃어버린 여자 화가 클라라는 다시 살아가기 위해 죽은 연인에게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그녀가 보낸 문자는 전혀 다른 사람에게 도착하게 된다. 메시지를 처음 받았을 땐 무시했지만 계속해서 애정과 그리움이 담긴 문자를 받게 되자 매일 기다리게 된다. 과연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할 수 있을까.


짧은 문자 메시지를 계기로 여자는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고 남자는 미지의 발신자를 찾아 나서게 된다. 이 문자 한 통의 힘은 어마어마했다. 누군가의 정지된 삶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고 앞으로 나아가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작가는 로맨스라는 장르를 통해 연인과 가족에 대한 사랑과 소중함을 그려낸다. 살면서 누구나 경험하게 되는 이별의 순간을 견디는 과정을 보여주고 홀로서기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따스한 격려와 용기를 전해준다.


​​​​​​​​스마트폰이 일상이 된 현실에서 아주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기대감이 자꾸만 생겨났다. 어쩌다 잘못 걸린 전화나 잘못 보낸 문자 메시지를 받기도 하니 내게도 이런 우연 같은 만남이 생기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해 본다. 소설 속 메시지처럼 우연이 계속되면 운명이 아닐까. 스벤과 클라라는 언젠가 다시 만날 운명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할리우드와 독일이 선택한 최고의 로맨스 소설이라는 문구처럼 마음 한편이 간질거리는 들뜬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일상의 평범한 순간을 소재로 이토록 기분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다니... 

봄날에 읽기 좋은 말랑말랑한 로맨스 소설이다.


※ 흐름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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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날아 차 - 작심삼일 다이어터에서 중년의 핵주먹으로! 20년 차 심리학자의 태권도 수련기
고선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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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나이에 태권도를 시작한 임상심리학자의 태권도 수련기를 유쾌하게 만날 수 있다.

표지의 그림부터가 시선을 잡아끄는 이 책은 '그저 뚱뚱한 동네 아줌마'가 아니라

'중년의 핵주먹'으로 변신한 파란만장한 변화를 담고 있다.

내 기억에 있는 태권도는 아주 어린 시절 남동생이 입고 다녔던 도복이다. 

남자아이는 당연히 태권도라는 인식 때문에 동생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래도 꽤 오랫동안 다녔던 걸로 기억한다.

어른이 되어서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태권도라는 단어조차 떠올린 적이 없었다.

나와는 전혀 다른 세계라 여겼기에 저자의 태권도 수련기는 신선하게 다가왔다.

'남겨진 사람들을 오래도록 위로하고 싶은 마음에 태권도를 시작했다'라는 저자는 

신나게 땀을 흘리며 만끽하는 무도의 즐거움을 알려준다.

발차기와 격파로 삶의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날려버리며

누구나 언제든지 태권도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건네준다.

몸으로 먼저 맞이하는 늙음에 잠깐 슬퍼하지만 시원한 기합소리와 새하얀 도복은 

삶에 활력을 넣어준다. 친구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보고 시작하게 된 태권도.

이 충동적인 결정은 모든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된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뿐만 아니라 다른 중년의 수련생들 이야기까지 보여주며 태권도의 매력을 

알려준다. 그 매력에 조금씩 마음이 움직이긴 하지만 아직은 도장을 찾아가는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래도 새로운 움직임을 향한 열망이 생겨났다. 뭐가 될지는 모르지만 인생을 생동감 있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도전해 보고 싶어졌다.

태권도 수련을 처음 시작할 때 대단한 목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내 나이에 좀처럼 시작하지 않는 운동에 도전한다는 독특함, 그것을 즐기고 싶었다. 즐기다 보니 깨달았다. 나는 참 기운이 좋다는 것. 그리고 그 기운이 격투기와 잘 맞는다는 것을.

p. 101

※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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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 - 역사를 뒤흔든 지리의 힘, 기후를 뒤바꾼 인류의 미래
이동민 지음 / 갈매나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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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그리고 시점에 따라 화자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이 책은 지리학자의 시선으로 '기후'에 따라 인류 역사를 보여준다.

기후 위기에 직면한 오늘날 이 독특한 시선은 세계사에 대한 흥미를 일깨워준다.

저자는 기후가 변하는 흐름에 따라 문명이 발달한 발자취를 따라가고 다양한 문화와 문명의

흥망성쇠를 이야기한다. 지리학자 특유의 시선은 기후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역사를 살펴봄으로써 미래에 대한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기후는 인류에게 위기이자 기회였다. 이러한 기후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인류는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저자는 현생 인류가 세계 각지로 뻗어 나가 문명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기후 조건을 이야기하고 기후변화의 흐름을 통해 문명 발전 과정을 설명한다.

또한 태양과 화산을 무기로 영토를 확장했던 로마 군대, 산업화와 화석연료로 생겨난 인위적

기후 위기, 기후의 한랭 건조화로 인해 동서 로마가 분열하게 된 과정 등과 같이 역사를

새로운 관점에서 살펴보며 관심을 유도한다.

현재에 들어 기후 문제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상황에서 기후와 역사의 만남은 새로운 자극을 준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기후는 인류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분명 미래에도 변화의 기준이 될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문제들을 역사 속에서 살펴봄으로써

반복되는 불행을 피하기 위한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지구가 직면한 기후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인류 문명은 기후변화 덕분에 태동할 수 있었고 기후변화를 따라 변화하고 발전해왔습니다. 아울러 오늘날의 기후위기는 인류 문명의 존립 자체를 점점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오늘날 기후위기에 제대로 대처하고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려면, 유사 이래 기후가 세계지도를 어떻게 그리고 바꾸어왔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p. 8

기후위기에 대한 실효성 있는 응전은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이다.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노력이 여전히 지지부진한 측면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더 많은 노력과 더 긴밀한 협력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p. 267

※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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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라 허니셋은 잘 지내고 있답니다
애니 라이언스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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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다섯 살의 고집불통 할머니 유도라 허니셋은 고양이 몽고메리와 멀쩡하게 잘 지내고 있다. 여느 때처럼 이제 제법 익숙해진 스포츠센터에서 삼십 분 정도 수영을 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 기다리던 우편물이 있었다.

클리닉 레벤스발(삶을 선택하는 병원)


삶과 마찬가지로 죽음에 있어서도


선택과 존엄성을 제공하는 곳.


p. 25

유도라 할머니는 지금까지 스스로 결정하고 살아왔듯이 죽음 또한 자신의 뜻대로 하기로 결정했다. 스위스에 있는 존엄사 클리닉에 전화를 하고 신청서를 보내는 과정을 거치면서 점점 더 자신의 결정에 확신을 갖게 된다. 나이가 들수록 소외감과 박탈감에 고집불통이 되어 버린 유도라 할머니는 우울하지도 않고 건강하다고 주장하며 죽음을 준비한다.


그러던 중 이웃집에 새로운 가족이 이사를 오게 되고 가족의 딸인 열 살 로즈는 유도라의 친구를 자처하며 매일 그녀를 귀찮게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유도라 할머니는 로즈가 귀찮게 느껴지지 않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조금씩 삶에 변화가 찾아온다.


소설은 현재의 유도라와 과거의 유도라를 교차시켜 보여주며 그녀의 삶을 함께 돌아볼 수 있 도록 한다. 과거의 유도라는 전쟁 중에 태어난 동생과 엄마를 지켜달라는 아빠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언제나 착한 딸로서 살아왔다. 자신도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한 나이였지만 히스테릭한 엄마와 철없는 동생 사이에서 중재자로서 역할을 해야만 했다. 한마디로 그녀의 삶은 희생의 연속이었다. 누가 시킨 건 아니지만 상황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었던 유도라의 인생에서 동질감을 느꼈다. 그래서인지 존엄사라는 그녀의 마지막 선택이 마냥 슬프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로즈와 등장이 유도라의 삶에 변화를 주면서 그녀가 조금 더 행복한 삶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어쩌면 유도라에게 필요한 건 관심이 아니었을까. 유도라는 주변의 따뜻한 시선과 관심, 그리고 새 생명을 마주하면서 과거 동생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순리대로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이어가기로 결심한다.


늘 혼자였던 유도라 곁에 사람들이 함께 하고 진심 어린 걱정과 돌봄을 자청하는 모습에 안도감을 느낀다. 이웃과의 교류가 예전같이 않은 현실에서 이런 광경이 낯설면서도 그립다. 소설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나니 그녀 곁에는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설은 죽음을 다루고 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우울하지 않고 경쾌하지만 가볍지 않으며 다 읽고 나면 먹먹함을 남긴다. 누구에게나 공평한 인생의 마지막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나는 우울하거나 외롭거나 슬프거나 이 중 어느 것에도 포함이 안 돼요. 그저 나이를 많이 먹은 건데, 날마다 점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지요. 가족도 없고 친구도 없고요. 사람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도 않고, 끔찍한 요양원에서 늙어가고 싶지도 않아요. 죽음을 스스로 선택함으로써 삶의 주도권을 잡고 싶어요. 내 의지가 그래요. 내게 닥친 현실과 내가 가진 능력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고 있고요, 어떤 종류의 동의서든 서명할 준비가 되어 있어요. 필요한 약물이 있다면 직접 구입할 마음도 있답니다.


p. 106



죽음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동안만이라도, 삶을 선택해 주시겠어요?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p. 167-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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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1
마치다 소노코 지음, 황국영 옮김 / 모모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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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큐슈의 조용한 항구 모지항에 자리한 텐더니스 편의점. 이 편의점은 오늘도 꽃미남 점장 '시바 미쓰히코'의 팬들로 시끌벅적하다. 마성의 점장이 보이는 몸짓, 말 한마디, 표정 하나에 여성 팬들은 환호성을 터트린다. 아르바이트생 옆에서 편의점의 아르바이트생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못마땅해하지만 파트타임 직원 미쓰리는 눈을 반짝이며 미소 짓는다. 이어서 묘한 카리스마의 털보 남자 '무엇이든 맨'이 편의점을 제집처럼 헤집고 다니고, 빨간색 멜빵바지를 입은 할아버지는 시끄럽다며 모두 나가라고 고함을 질러 댄다. 여느 편의점에서는 볼 수 없는 수상쩍은 광경이 일상인 이곳의 정체는 무엇일까?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순간부터 마음이 붕 떴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지금 당장 기타큐슈로 떠나고 싶었다. 편의점을 무대로 벌어지는 각각의 사연이 전부 좋았고 나 또한 마성의 점장님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코로나 이전 마지막 여행지가 후쿠오카였던 것도 한몫했다. 지금까지 읽었던 힐링 소설 중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현실에서도 경험할 수 있는 잔잔한 이야기와 그 안에 담긴 감동은 평범하면서도 중요한 삶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할 시간을 마련해 준다.

편의점이라는 친숙한 장소를 무대로 벌어지는 다양한 사람들의 소소한 삶의 이야기가 작은 기적을 일으키고 이 기적이 하나 둘 모여 큰 희망으로 커진다. 모든 에피소드가 다 좋았고 누구 하나 미운 사람 없이 정겨운 등장인물들은 잊고 있던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함께 어울리고 우정을 나누던 이웃과 친구들을 생각나게 하고 익숙해서 소홀히 여긴 가족에 대한 사랑을 일깨워준다. 정말 마성의 매력을 내뿜는 점장이 있을까라고 의심하다가도 어디든 꼭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어진다.

소설은 시바 점장 못지않게 판타지 게임의 주인공 같은 여동생 정체에 대한 궁금증을 남긴 채 끝이 난다. 이 책에 만족한 독자로서 자연스레 후속편이 나올 것 같다는 기대감을 갖게 된다. 소설에 그려진 사람 간의 관계 속에서 잔잔하게 묻어나는 배려를 통해 마음이 한결 따뜻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수상쩍은 편의점 덕분에 오늘 하루가 행복하다.


※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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